
도쿄 도요스에 위치한 몰입형 미술관 팀랩 플래닛 도쿄가 관람객의 신체적 개입과 상호작용을 극대화한 신작과 진화된 기존 대표작들을 대거 공개했다. 관람객이 단순히 공간을 둘러보는 수준을 넘어 조형물 자체에 들어가 물리적 변화를 만들어내는 체감형 신작을 통해 전시 경험의 폭을 넓혔다.
새롭게 선보인 '파도의 몸(Body of Waves)'은 바닥 전체에 설치된 유연한 조형물에 관람객이 발을 디디면서 완성되는 작품이다. 사람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발이 바닥 깊숙이 가라앉고, 이때 발생하는 물리적인 힘이 조형물 전체를 따라 물결처럼 퍼져나간다.
이 공간에서는 한 관람객의 움직임으로 생긴 파동이 조형물을 타고 다른 관람객의 발밑으로 전달된다. 조형물이 외부에서 바라보는 감상 대상에 그치지 않고, 공간 안에 함께 존재하는 사람들의 신체를 연결하는 물리적 매개체로 작동하는 구조다. 공간 위로는 수많은 빛 입자가 높낮이에 맞춰 계속해서 흘러내리며 조형물의 형태 변화를 감각적으로 보여준다.
기존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었던 작품들도 시뮬레이션 기술 고도화를 통해 한 단계 진화했다. 관람객의 이동 동선에 맞춰 물리 법칙을 실시간으로 계산해 내는 기술적 장치가 한층 정교해졌다.
'흐름 속 존재가 소용돌이를 만든다(Existence in the Flow Creates Vortices)'는 관람객이 물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갈 때 그 뒤로 생성되는 소용돌이를 표현한 작품이다. 무수한 물 입자 간의 상호작용을 3차원으로 실시간 시뮬레이션해 궤적을 선으로 만들어낸다.
팀랩 측은 이 작품에 관람자의 시점을 하나로 고정하지 않는 독자적 공간 개념인 '초주관적 공간(Ultrasubjective Space)'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바닥과 벽면이 관람자와 작품 사이의 경계로 작용하지 않고, 관람객이 서 있는 실제 물리적 공간과 미디어 아트 공간이 하나의 연속체로 이어지는 느낌을 구현했다.
어둠 속에서 빛의 궤적을 그려내는 '덧없는 결정의 폭포(Waterfall of Ephemeral Crystals)' 역시 입자 반사 효과를 다듬어 공간감을 강화했다. 시코쿠 산속 자연 폭포에서 영감을 얻은 이 작품은 어두운 공간 속에서 쏟아지는 빛 입자의 잔상이 결합해 폭포 형태를 이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