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의료기기 공룡 스트라이커(Stryker)가 영국의 수술로봇 전문 스타트업 CMR 서지컬(CMR Surgical)에 4억달러(약 3억파운드)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이번 계약은 단순한 재무적 투자를 넘어서는 중대 분기점이다. 스트라이커는 우선주 투자와 함께 향후 CMR 서지컬의 잔여 지분 100%를 독점 인수할 수 있는 매수 청구권(콜옵션)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CMR 서지컬이 개발한 연조직 수술로봇 플랫폼 ‘버시우스(Versius)’ 제품군의 미국 내 독점 유통 및 판매권을 스트라이커가 전담하기로 했다.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제품 개발과 상업화는 CMR 서지컬이 계속해서 주도한다. 수술실 현장에서 강력한 영업망과 병원 네트워크를 구축해 온 스트라이커의 상업화 역량에, CMR 서지컬이 쌓아온 연조직 로봇 수술 기술력을 결합하겠다는 전략이다.
2014년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출범한 비상장 의료기기 기업 CMR 서지컬은 다빈치로 대표되는 기존 수술로봇 시장의 독점 구도에 균열을 내기 위해 모듈형 수술로봇 버시우스를 개발해 왔다.
2세대 버시우스 플랫폼은 거대한 일체형 구조를 탈피해 개별 로봇 팔을 수술실 환경에 맞춰 유연하게 배치할 수 있는 모듈식 구조가 특징이다. 수술 절차나 의료진의 동선, 치료 공간의 크기에 구애받지 않고 기존 수술실 환경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로봇 수술을 도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재 회사는 성능을 개선한 차세대 모델 '버시우스 플러스(Versius Plus)'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파트너십에 따라 스트라이커의 메드서지 및 내비게이션·신경외과(Medsurg and Neurotechnology) 부문을 이끄는 앤디 피어스(Andy Pierce) 사장이 CMR 서지컬 이사회 이사로 합류한다.
CMR 서지컬은 이번에 확보한 대규모 자금을 바탕으로 버시우스 제품군의 기술 고도화와 글로벌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는 한편, 스트라이커의 영업망을 발판 삼아 미국 의료 시장 진입 문턱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번 전략적 제휴와 지분 투자 계약은 해당 국가의 반독점 규제 당국 승인과 통상적인 거래 종결 조건을 충족해야 최종 완료된다.
글로벌 수술로봇 시장은 복강경 및 연조직 수술 분야를 중심으로 정밀도 향상과 의료진 피로도 감소를 목표로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연간 1억5천만 명 이상의 환자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온 스트라이커가 버시우스 플랫폼을 등에 업고 정형외과 중심의 기존 로봇 라인업을 연조직 분야까지 넓히면서, 수술실 안에서의 영토 싸움도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