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한 편이 책장에만 머물지 않고 미술 전시와 밴드 낭독극, 도서관 북콘서트로 경계를 넓혀가고 있다. 위키드위키 출판사가 지난 8월 14일 펴낸 정여랑 작가의 첫 단편소설집 ‘풍장’이 다양한 예술 장르와 결합하며 독자들과의 물리적·감각적 접점을 다각도로 확장 중이다.
‘풍장’은 출간 직후인 9월 11일부터 14일까지 경기 부천시 문화공간 ‘지혜를 모으는 마을 모지리’에서 전시 ‘‘풍장’을 펼쳐놓다’를 개최하며 첫 예술적 결합을 선보였다. 개막일 진행된 북토크는 이하나 문화공동체 히응 대표의 사회로 정여랑 작가, 표지·삽화를 작업한 홍경원 시각예술 작가, 표지 모델로 참여한 이정민씨가 한 자리에 모였다. 현장에서는 작품 수록 곡 감상과 함께 소설 속 장면을 시각 미술로 입체화한 창작 비하인드가 공개됐다. 정 작가는 당시 "소설과 미술 작품이 어우러져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는 한 권의 갤러리를 기획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히기도 했다.
텍스트를 시각화한 전시에 이어 이번에는 소리를 입힌 낭독극 형태로 무대에 오른다. 오는 10월 17일 오전 10시 부천시립꿈빛도서관 지하 1층 시청각실에서 북콘서트 ‘이야기가 무대가 되는 순간: 풍장’이 열린다.
이번 북콘서트에서는 어쿠스틱 밴드인 '조약돌밴드'가 수록작 중 하나인 ‘새 한컴오피스 한글 2014 문서’를 음악과 목소리가 어우러진 낭독극으로 재해석해 들려준다. 이어 추천사를 쓴 조영주 소설가의 사회로 정여랑 작가와의 만남이 진행될 예정이다. 현장 참석 신청은 부천시립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성인 60명을 대상으로 선착순 접수 중이다. 이와 병행해 꿈빛도서관 3층 창작공간 앞에서는 9월 29일부터 10월 20일까지 홍경원 작가의 ‘풍장’ 삽화 원화전이 열려 도서관을 찾는 이들에게 책 속 서사를 그림으로 다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소설집 ‘풍장’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중소출판사 성장 부문 제작지원사업(2025년 기획안, 2026년 원고)에 선정된 작품이다. 죽은 이의 시신을 자연 속에 두어 스러지게 하는 장례 방식인 ‘풍장’을 삶의 은유로 가져와 깊이 묻혀 있던 상처와 고통, 사랑, 상실의 기억을 세상 밖으로 꺼내놓는 여덟 편의 단편을 담았다.
책은 기획 단계부터 시각예술과의 연계를 염두에 두고 제작됐다. 홍경원 작가가 그린 8점의 삽화에는 저마다 다른 모델들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추천사를 쓴 조영주 작가는 "여덟 개의 몸, 여덟 개의 풍장. 정여랑은 그 모든 몸을 가리지 않고 그대로 펼쳐둔다"며 서사의 솔직함과 깊이를 짚었다.
정여랑 작가는 동화, 시, 스릴러 채팅소설, 장편소설 ‘5년 후’ 등 장르를 넘나들며 다채로운 서사를 써온 인물이다. 슬로베니아와 스페인 마드리드 해외 레지던스 작가 교류를 거쳐, 현재는 2026 문학상주작가 지원사업을 통해 부천시립꿈빛도서관에 상주하며 지역 시민들과 문학으로 소통하고 있다.
출판사 위키드위키 측은 "전시를 통해 독자들과 만난 문학적 서사가 이번에는 음악과 낭독이라는 청각적 연출을 통해 새롭게 확장된다"며 "독자들이 단편소설을 다감각적으로 입체 경험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