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 KAIST 학부 재학 및 해킹전산 특기자
- 現 과학기술정보통신부 AI·R&D 2030 자문위원
- 現 대통령 직속 국가자문기구 경제과학 기술위원
- 2025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 (사이버안보 기여)
기업이 사이버 보안을 제대로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받으려면 보안 시스템뿐 아니라 이를 증명할 수많은 서류와 자료가 필요하다. 복잡한 인증 절차와 높은 비용은 특히 중소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보안 인증의 현실을 바꿔보겠다며 나선 이들이 있다. 스스로를 ‘악동’이라고 부르는 젊은 창업팀이다.
KAIST 학생 창업팀 패치원 인더스트리즈는 이러한 문제를 인공지능(AI)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보안 인증에 필요한 서류와 증빙자료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솔루션을 개발 중인 이들은 각기 다른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나의 팀을 꾸렸다. 지난 26일 대전 KAIST에서 열린 ‘2026 하반기 KAIST 창업인 동반성장 FAIR’ 현장에서 김동영 패치원 인더스트리즈 대표와 팀원들을 만나 창업의 계기와 팀이 만들어진 과정, 앞으로의 목표를 들어봤다.
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보안 인증이라는 문턱에 부딪힐 때가 있다. 기업이 사이버 보안을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 검증하는 제도인데, 인증을 받으려면 수백 개에 이르는 서류와 증빙자료를 제출하고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를 외부 컨설팅에 맡기면 1억 원에서 1억 5,0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들기도 한다. 큰 기업에는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일지 몰라도 중소기업에는 상당한 부담이다. 저희는 AI를 활용해 인증에 필요한 문서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 방식에서 최대 1억 5,000만 원까지 들 수 있는 비용을 150만 원대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다.
고등학교 때부터 보안 분야를 공부해 왔다고 들었다. 직접 창업까지 결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맞다. 고등학교 때부터 사이버 보안에 관심이 있어 관련 분야를 공부해 왔다. KAIST에도 해킹·전산 분야 특기자로 입학했다. 이후 정보보안 업계에서 일하거나 연구하면서 보안 인증 제도가 가진 문제점들을 알게 됐다. 앞으로 이 분야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도 생각하게 됐다. 제가 공부해 온 기술로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면 사회에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렇게 창업을 결심했다.
기존 방식과 비교해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결국 비용이다. 중소기업이 보안 인증을 준비하는 데 매년 1억 원, 1억 5,000만 원씩 쓴다고 생각해 보자. 그 정도면 직원을 세 명 정도 더 채용할 수도 있는 금액이다. 하지만 필요한 인증이라면 받지 않을 수도 없다.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비용을 지출하는 경우가 생긴다. 저희는 그런 부담을 크게 줄이고 싶다. AI로 서류 준비 과정을 자동화하면 기업들이 훨씬 적은 비용으로 인증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인터넷 서비스를 운영하는 중소기업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보안 인증 자동화는 일반적인 보안 솔루션과 어떻게 다른가.
보안은 크게 공격과 방어, 그리고 기업의 보안 관리체계를 갖추고 인증을 준비하는 영역으로 나눠 설명할 수 있다. 흔히 보안 솔루션이라고 하면 방화벽처럼 외부 공격을 막는 기술을 떠올리는데, 저희가 집중하는 것은 세 번째 영역이다. 기업이 보안 인증을 받으려면 정해진 요건에 따라 여러 서류와 증빙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저희는 그 작업을 자동화하는 것이다. 보안을 직접 방어하거나 대신 책임지는 서비스라기보다, 기업이 보안 인증을 준비하는 과정을 편리하게 만드는 도구라고 보면 된다.
현재 서비스 개발은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나.
현재는 기술검증(PoC)을 진행하면서 개발한 기능들을 하나씩 확인하고 있다. 기능을 나눠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반응을 살펴보는 단계다. 저희가 개발한 AI 해킹 모델로 보안의 취약점을 찾아주는 기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보안 인증 자동화와 관련해서는 실제로 기업들이 준비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이런 서비스가 꼭 필요하다는 의견도 듣고 있다. 고객들이 겪는 문제를 하나씩 짚어가면서 제품을 개선하고, 최종적으로 시장에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패치원 인더스트리즈 김동영 대표가 무대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패치원 인더스트리즈]
우연한 만남이 하나의 창업팀이 되기까지
창업은 아무래도 위험 부담이 큰 일이라는 인식이 있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시작하는 것이 두렵지는 않았나.
저희 팀은 도전하는 것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경영과 전략을 총괄하는 엄지원 CSO도 KAIST에 오기 전에 이미 창업한 경험이 있다. 박시진 연구원은 과학고를 조기 졸업하고 올해 KAIST에 입학했는데, 기술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저희 팀원들은 모두 그런 도전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창업이라는 도전도 함께하게 된 것 같다.
각자 다른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온 팀원들이 모였다. 처음에는 어떻게 인연이 닿았나.
엄지원 CSO 원래 창업을 해본 경험이 있어서 KAIST에 온 뒤에도 다시 창업팀에 합류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김동영 대표와 영어 수업에서 우연히 만났다. 사실 이런 이야기를 인터뷰에서 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영어를 조금 못하는 학생들이 듣는 수업이었다. 그중에서도 영어를 조금 더 못하는 학생들이 모여 있는 구석 테이블에서 만났다(웃음). 그러다 서로 창업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정말 우연한 만남이었다.
김동영 대표 저는 원래 기술을 공부하던 사람이라 기술적인 부분과 실제 사업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경영이나 사업에 대한 경험과 지식도 부족했다. 그런데 엄지원 CSO는 이미 창업 경험이 있었고, GIST에서 기술경영도 공부했다. 제가 잘하지 못하는 경영과 사업 분야에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서로의 역량을 합치면 시너지가 날 것 같아서 계속 함께하자고 설득했다.
박시진 연구원 KAIST에 ‘곤’이라는 해킹 동아리가 있다. 동아리에 들어가고 처음 열린 개강 파티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김동영 대표가 보안 분야를 공부하고 있고 스타트업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저도 원래 스타트업에 참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함께해 보면 어떻겠느냐고 이야기했고, 지금까지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동영 대표 KAIST에 재학 중이지 않은 팀원도 두 명 있다. 정민규 CTO는 현재 현업에서 기술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양지민 연구원은 고등학교 3학년으로, 올해 KAIST에 지원한 제 후배다. 제가 계속 가르쳐 왔던 친구인데 정말 똑똑하다. 저보다 더 잘한다고 생각할 정도다. 이렇게 다섯 명이 각자의 역량을 합쳐 함께하고 있다.
기술을 연구하는 것과 직접 회사를 운영하는 것은 또 다른 일일 것 같다. 창업 이후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가장 어려웠던 것은 사람이었다. 대표로서 창업한 것이 처음이다 보니 인력을 관리하는 일부터 투자 미팅을 하거나 고객사를 만나는 일까지 어려움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우리 회사에 맞는 사람을 어떻게 데려오고, 함께 일할 수 있도록 관리할 것인지가 가장 큰 문제였다. 인사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회사의 미래가 결정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능력은 사회 경험에서 나오는 부분이 크다. 저희는 아직 사회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그 점이 특히 어려웠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 그런 부분은 어떻게 배워가고 있나.
어떻게 보면 많이 맞으려고 노력했다(웃음).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나고, 미팅도 많이 했다. 제안이 들어오면 협상도 해보고, 다양한 사람들과 커피챗도 하면서 최대한 사회를 알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특별한 목적 없이 카페나 지하철에 가서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대화하는지 보기도 한다. 사람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듣고 행동을 관찰하면서 요즘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직접 사회생활을 오래 경험하지 않았더라도 그런 과정을 통해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팀원들과도 이런 활동을 하면서 시야를 넓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팀을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열정이다. 시장에서 기회를 잡으려면 빠르게 움직이고 실행해야 한다. 그러려면 그만큼 열정과 실행력이 필요하다. 팀원 중 한 명이 느슨해지면 팀 전체의 분위기도 느슨해질 수 있다. 반대로 모두가 같은 열정을 가지고 움직이면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희는 열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제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1년 동안 어떤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나.
저는 저희 팀을 항상 ‘악동’이라고 부른다. 다들 나이는 어리지만 기술을 공부하거나 실제로 경영과 사업을 경험한 사람들이다. 저희의 가장 큰 장점은 실행력이다. 젊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빠르게 이해하고 습득할 수 있고, 배운 것을 곧바로 실행에 옮길 수도 있다. 앞으로 1년이라는 시간이 짧을 수 있지만, 그동안 시장을 더 넓혀가고 싶다.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북미와 유럽, 일본까지 진출해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글로벌 보안기업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