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가 수입차 브랜드의 진입 장벽이 높기로 유명한 일본 영업용 택시 시장에서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 4월 일본 시장에 디 올 뉴 넥쏘를 처음 선보인 이후 현대차는 현지 친환경 모빌리티 수요를 타깃으로 공략을 이어가는 중이다.
일본 자동차 시장은 현지 완성차 업체들이 수십 년간 주도해온 구조다. 외산 브랜드의 접근이 쉽지 않은 데다, 특히 도심 내 빈번한 정차와 출발을 반복하고 장시간 운행을 견뎌야 하는 영업용 택시 시장은 내구성과 운행 효율성, 적재 공간, 정숙성 등에서 까다로운 검증 기준을 요구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넥쏘의 내구성과 긴 주행거리, 정숙한 승차감이 출시 초반 현지 업계의 시선을 끌었다.
일본자동차판매협회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일본 승용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누적 점유율은 약 11%를 기록했다. 해당 기간 등록된 넥쏘는 총 20대다. 여기에 고객 인도를 앞둔 계약 물량을 합치면 총 35대로 늘어나 점유율은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확보된 물량 가운데 22대는 도쿄와 아이치 등 일본 대표 주요 도시의 택시 사업자들에게 이미 공급됐거나 인도를 앞두고 있다. 차량 도입 및 관리 기준이 유독 엄격한 지역 택시 업체들이 외산 수소차를 선택했다는 점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는 1998년 수소연료전지 개발을 시작한 이래 30년 가까이 쌓아온 기술 역량과 주행 데이터를 이번 모델에 집약했다.
연료전지 시스템의 정격 출력은 기존 대비 11% 늘어난 94kW를 달성했다. 전해질막 손상을 줄이는 기술과 스택의 취약 부분을 보강한 설계를 통해 장시간 구동 시 발생할 수 있는 출력 저하를 막았다.
충방전이 잦은 수소차 특성에 맞춰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 출력도 대폭 올렸다. 배터리 부피는 기존 수준을 유지하면서 출력을 40kW에서 80kW로 두 배 늘렸다. 도심 정체나 장시간 공회전 등 실제 가혹한 운행 환경을 전제로 내구성 테스트를 거쳤다.
택시 사업자 입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요소는 단연 주행거리다. 넥쏘는 1회 수소 충전으로 최대 720km를 달릴 수 있으며, 일본 WLTC 인증 기준으로는 1014km에 달한다. 연간 5만~10만km 이상을 주행하는 현지 택시 업계에는 운행 효율성을 높이는 직접적인 요인이다.
관광객 증가와 맞물려 실내 및 적재 공간에 대한 반응도 좋다. 여유로워진 2열 공간과 함께 510L의 트랙 용량을 갖춰 대형 수하물이나 골프백을 수월하게 실을 수 있다.
일본 사양에는 재난이나 갑작스러운 정전 발생 시 차량 전력을 주택이나 외부 가전제품으로 끌어써야 하는 현지 특성을 고려해 V2H(Vehicle-to-Home) 기능도 기본 적용됐다.
현지 정부와 지자체의 친환경 정책도 보탬이 됐다. 일본 정부는 주행거리가 길어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큰 택시, 버스, 트럭 등 영업용 차량을 수소 모빌리티 우선 보급 차종으로 정하고 구매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도쿄도는 'TOKYO H2'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2030년까지 수소 택시 600대, 2035년까지 상용 수소차 1만 대 보급을 목표로 보조금을 지급한다. 연간 최대 130만엔 범위에서 LPG 대비 수소 충전 차액을 메워주는 연료비 지원도 병행한다.
일본 자동차 산업의 거점인 아이치현 역시 2030년까지 수소 택시 250대 도입을 목표로 삼았다. 차량 도입 시 대당 350만엔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수소 1kg당 576엔의 연료비를 보조하며 운송 업체의 초기 비용 부담을 대폭 축소했다.
현대차는 이러한 정책적 흐름과 맞물려 현지 고객들이 넥쏘의 주행 성능과 편의성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늘려갈 방침이다.
최근 열린 아시안게임 기간에는 현지 택시 업체와 협업해 넥쏘 택시 7대를 대한민국 양궁 국가대표팀 의전 차량으로 제공했다. 나고야역에 마련된 수소택시 전용 승차장에 차량을 투입하고 인근 호텔 이용객을 대상으로 승차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현지 접점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구성과 편의성에 민감한 일본 택시 업계가 디 올 뉴 넥쏘에 주목하고 있다"며 "이번 택시 공급을 계기로 수입 승용차 및 수소전기차에 대한 현지 소비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브랜드 인지도를 계속 높여갈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