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의 성능이 높아질수록 해결해야 할 과제도 늘어난다. 대표적인 것이 발열 문제다. 반도체의 소비전력과 발열량이 증가하면서 냉각 기술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발생한 열을 효과적으로 식히지 못하면 반도체가 제 성능을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쿨마이크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액체 냉각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반도체 주변에서 열을 식히는 방식에서 나아가, 실제 열이 발생하는 칩 내부에 냉각액을 흐르게 하는 '인칩 쿨링(In-chip Cooling)'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26일 대전 KAIST에서 열린 ‘2026 하반기 KAIST 창업인 동반성장 FAIR’ 현장에서 맹원영 쿨마이크로 부사장을 만났다. 삼성전자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에 나선 배경부터 기술 경쟁력, 스타트업으로서 겪는 어려움과 글로벌 시장을 향한 목표까지 이야기를 나눴다.

- 쿨마이크로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인가.
반도체가 발전하면서 발생하는 열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반도체의 열설계전력(TDP)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데, 반도체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그만큼 냉각도 잘 이루어져야 한다. 쿨마이크로는 액체를 활용해 반도체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식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반도체 주변에서 열을 식혔다면, 이제는 실제 열이 발생하는 칩 내부의 핵심 영역까지 들어가는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저희는 이를 '인칩 쿨링'이라고 부른다. 칩 안에서 실제로 냉각액을 흐르게 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반도체 칩 기업들과 기술 적용을 협의하고 협력도 진행하고 있다.
- 삼성전자에서 근무한 경험이 창업으로 이어진 계기가 궁금하다.
쿨마이크로의 임윤혁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패키징 분야의 열관리 엔지니어로 일했다. 20년 넘게 관련 문제를 접하면서 이 분야에 사업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 저 역시 임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좋은 사업 아이템이라는 데 공감했다. 다만 이 사업은 우리끼리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양한 기업과 협력해야 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파트너와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이 중요했다. 저는 삼성전자에서 기업 간 협력과 투자, 실리콘밸리 진출, 스타트업 투자 등의 업무를 경험했다. 임 대표의 기술 전문성과 제가 쌓아온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함께 시작하게 됐다. 지금도 미국 시장에서 어떻게 살아남고 성장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
- 기존 냉각 기술과 비교했을 때 쿨마이크로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가장 큰 차별점은 냉각 성능이다. 물론 다른 기업들도 기술을 계속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성능 우위가 앞으로도 유지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현재 자체 연구실에서 측정한 결과로는 다른 기업들의 기술보다 높은 냉각 성능을 보이고 있다. 실제 고객사 환경에서는 결과가 달라질 수 있지만, 고객들이 기술검증(PoC)을 진행하면서 냉각 성능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결국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도 실제로 얼마나 뛰어난 냉각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느냐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 창업 이후 가장 크게 느낀 어려움은 무엇인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인재 확보다. 아직 작은 회사이기 때문에 좋은 인재를 모으는 일이 쉽지 않다. 회사의 비전과 성장 가능성을 설명하면서 함께할 사람들을 찾고 있지만, 대기업에서 일할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두 번째는 영업과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에서 일할 때와 지금은 같은 이야기를 해도 상대방의 반응이 다르다. 대기업에서 어떤 기술이 가능하다고 말하면 일단 믿어주는 경우가 있지만, 작은 스타트업이 같은 이야기를 하면 먼저 증명해 보라고 한다. 결국 기술이 가능하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고 신뢰를 쌓아야 한다. 대기업에서 일하던 방식이나 생각을 바꾸고, 더 낮은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지금은 그 차이를 하나씩 메워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 회사를 더 성장시키기 위해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내부적으로는 좋은 인재가 더 필요하다. 현재 함께하는 구성원들도 역량이 뛰어나지만, 회사가 성장하려면 각 분야의 전문 인력을 더 확보해야 한다. 초기에는 한 사람이 세 가지, 네 가지 역할을 맡았다면 앞으로는 각각의 영역을 전문적으로 담당할 사람들이 필요하다. 기술 개발뿐 아니라 사업을 지원하는 분야도 마찬가지다.
외부적으로는 좋은 파트너가 중요하다. 우리 기술의 가능성을 믿고 시장에 소개해 줄 기업, 기술을 자사 제품에 적용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갈 기업들이 필요하다. 쿨마이크로 혼자서 모든 사업을 할 수는 없다. 내부에는 좋은 사람들이, 외부에는 좋은 파트너들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부터 함께 일하고 싶은 좋은 회사가 돼야 한다.
- 앞으로 쿨마이크로가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
가장 큰 목표는 액체 냉각 분야의 전문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해 글로벌 5위 안에 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뿐 아니라 자금과 인재, 협력 관계 등 여러 조건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한편으로는 성장 과정에서 좋은 글로벌 파트너를 만나 새로운 기회를 찾는 것도 의미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글로벌 인프라 기업들이 작은 기술기업에 투자하거나 인수하는 사례도 있다. 중요한 것은 회사를 무조건 독립적으로 키우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가 개발한 기술과 함께하는 인재들이 더 큰 시장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방향을 찾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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