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삼건축이 설계를 맡은 ‘연세대학교 원주연세의료원 제2병원’이 사업 부지에서 착공식을 열고 건립 공사에 들어갔다.
원주시 지정면 가곡리 일대에서 열린 이번 착공식에는 허동수 연세대학교 이사장과 윤동섭 연세대학교 총장, 박정하·송기헌 국회의원, 구자열 원주시장, 손영래 보건복지부 지역필수공공의료실장, 정기현 의료혁신위원장, 강청희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홍승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이명률 간삼건축 부문대표 등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번에 들어서는 제2병원은 대지면적 1만7983㎡에 연면적 1만1964㎡, 지하 1층~지상 7층, 50병상 규모로 조성된다. 완공 목표 시점은 2028년 3월이다. 약 3개월간 시범운영을 거친 뒤 같은 해 6월 본격적인 정식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원주연세의료원은 제2병원 건립을 발판 삼아 질환 예방과 건강관리부터 전문적인 진료까지 지역 내부에서 한 번에 이뤄지는 ‘지역완결형 의료체계’를 정립한다는 구상이다. 제2병원이 외래진료와 건강검진, 생활에 밀접한 필수의료 분야를 전담하고, 상급종합병원인 본원은 도내 중증·응급 환자 치료에 전념하는 구조다.
특히 제2병원은 그간 대형 의료시설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기업도시와 지정·문막 일대 주민들의 생활권에 자리를 잡는다. 간삼건축은 초기 인허가 협의 단계부터 버스정류장과 택시승강장 조성을 설계에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자가용을 이용하기 어려운 환자나 교통약자도 대중교통으로 손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고려한 조치다.
설계 과정에서 의료진과 환자의 실질적인 동선을 반영하는 데 집중했다. 간삼건축은 두 달 동안 건강검진·내시경센터를 비롯해 구매물류, 수술부, 중앙공급부, 영상의학부, 영양부, 원무, 총무, 병동부 등 16개 내부 부서 담당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 이동 경로와 부서 간 연계성, 물류 흐름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동선을 재정비했다.
건물 구성은 기능에 따라 수직적으로 구분했다. 2층부터 4층까지는 외래 및 검진 공간을 모았고, 5층과 6층에는 수술과 입원 기능을 배치했다. 외래 방문객과 입원 환자의 동선이 서로 겹치면서 생기는 혼잡을 줄이기 위해서다. 아울러 병원동과 별관동은 향후 지역 내 의료 수요가 변화할 경우 손쉽게 증축할 수 있는 구조로 계획했다.
층별 사용자 경험을 정교하게 다듬은 점도 눈에 띈다. 1층에는 로비와 함께 원무·진단검사·약제 기능을 한데 모아 접수부터 수납, 채혈까지 한 층에서 수월하게 마치도록 했다. 2층 외래진료 공간은 두 개 층을 튼 중앙 아트리움을 중심 축으로 배치해 방문객이 들어서자마자 진료실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구성했다. 대기공간 역시 보호자와 동행해도 답답하지 않도록 넓게 확보했다.
3층 영상의학과는 외래진료층과 바로 연결되도록 동선을 정비해 영상검사 후 내시경 검사로 이어지는 흐름을 한결 매끄럽게 다듬었다. 4층 건강검진센터는 하루 약 120명의 검진 인원을 소화할 수 있는 면적과 설비를 갖추고 검진 전용 동선을 따로 뒀다. 대기공간은 창가 쪽에 배치해 자연광이 잘 들어오도록 했으며, 부인과 검진 영역은 별도로 분리해 환자 프라이버시 보호를 강화했다.
5층에는 수술부, 6층에는 병동과 실내중정, 7층에는 직원식당과 옥상정원이 조성된다. 입원 환자가 병동을 멀리 나가지 않고도 자연을 접할 수 있도록 병동과 동일한 층에 실내중정을 만든 점이 특징이다. 옥상정원은 직원식당과 바로 연결되도록 해 의료진의 휴식을 돕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 같은 설계는 병원 환경이 환자의 회복 속도와 의료진의 피로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의료 건축 연구 결과를 적극 반영한 결과다. 환경심리 연구 분야에서는 수술 후 창밖으로 자연 풍경이 보이는 병실의 환자가 벽을 바라보는 환자보다 입원 기간이 짧고 통증을 적게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널리 알려져 있다. 근거기반디자인(EBD) 측면에서도 의료진의 스트레스를 낮추는 건축적 환경이 곧 의료 서비스의 질과 직결되는 핵심 요소로 취급받고 있다.
지역 주민을 위한 공공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도모했다. 누구나 24시간 찾을 수 있는 정원을 건물 주변에 조성하고, 1층에는 카페와 라운지를 내어 꼭 진료받지 않더라도 편하게 머물다 갈 수 있게 만들었다. 아플 때만 찾는 단절된 병원이 아닌 일상 속에서 편하게 들르는 공공 공간으로 문턱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간삼건축은 그동안 환자 경험에 초점을 맞춘 의료시설 디자인을 꾸준히 선보여 왔다. 국내 최초 중입자 암 치료시설인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 설계 시 지하 치료 공간에 선큰을 만들어 자연광이 들어오도록 조치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중앙대학교 광명병원, 건양대학교 새병원,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등 주요 종합병원부터 특수병원까지 다수의 헬스케어 프로젝트를 전담해 왔다.
이태상 간삼건축 헬스케어디자인본부 본부장은 "병원은 단순한 건물이기 전에 많은 사람이 오가는 하나의 작은 도시와 같다"며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이 이 공간을 어떻게 경험할지, 또 병원이 지역사회와 어떤 관계를 형성해 나갈지 초기 단계부터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어 "병원은 완공된 순간부터 지역과 함께 변화하고 성장하는 건축물"이라며 "제2병원이 지역 주민들에게 신뢰받는 의료 거점이자 지속적으로 자라나는 공간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간삼건축이 쌓아온 의료시설 설계 노하우를 충실히 쏟아붓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