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 포장지 뒷면에 적힌 깨알 같은 성분표를 일일이 확인하는 일은 번거롭다. 1일 영양성분 기준치가 표기돼 있지만, 이는 하루 2000kcal를 소비하는 성인 1인 기준일 뿐이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지병이 있는 노인, 특정 알레르기를 가진 가족 구성원에게는 이 숫자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식품 안전 분석 스타트업 푸드랩이 이 같은 불편을 겨냥해 선보인 '성분 분석 서비스'가 초기 시장에서 반응을 얻고 있다.
6일 푸드랩은 지난 6월 iOS와 7월 안드로이드 앱을 차례로 출시한 지 약 3개월 만인 지난달 기준 웹과 앱을 합친 월간 이용자 수가 1만 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푸드랩 서비스의 핵심은 라벨 인식 기술과 맞춤형 데이터 해석에 있다. 제품 뒷면의 성분표 사진을 찍으면 AI가 원재료와 영양성분을 자동으로 인식한다. 바코드 기반 데이터베이스에 의존하지 않아 신제품이나 마트에서 파는 소규모 제조사 제품도 사진 한 장으로 바로 분석이 가능하다.
분석 결과는 자체 엔진을 통해 100점 만점의 '세이프스코어(SafeScore)'와 A~E 등급으로 산출된다. 같은 제품이라도 누가 먹느냐에 따라 점수가 달라지는 구조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영양학회의 '202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KDRI)'을 적용해 0~5개월 영아부터 75세 이상까지 13개 연령 구간별 기준을 세분화했기 때문이다. 라벨에 표기된 나트륨 600mg이 성인에게는 하루 권장량의 30% 수준이지만, 다섯 살 아이 프로필을 적용하면 40%로 뛰어넘는 식이다.
알레르기 및 식단 관리 기능도 갖췄다. 우유, 대두, 밀, 계란 등 국내 표시 대상 19개 알레르기 유발 성분을 원재료 문구와 직접 대조한다. 우유 알레르기가 있는 어린이를 프로필에 등록하면, 우유가 포함된 제품은 종합 점수와 상관없이 '섭취 피하세요' 경고가 뜬다. 비건, 글루텐프리, 유당불내증 등 개별 식단 기준에 맞는지도 걸러낸다.
가공식품 원재료에 스며있는 원산지 정보 역시 가공을 거쳐 제공한다. 흩어져 있는 원재료별 원산지를 집계해 '국산 %, 외국산 %' 형태로 한눈에 들어오게 바꿨다. 검색 단계에서 중국산 원료가 들어간 제품을 제외하거나, 완제품뿐 아니라 1차 원재료 원산지까지 추적해 스크리닝하는 기능을 넣었다.
점수 산정 시 60점 비중을 차지하는 식품첨가물 분야는 한층 깐깐한 기준을 대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 외에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 유럽식품안전청(EFSA),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의 평가 데이터를 결합해 첨가물 780여 종을 위험, 주의, 정보 단계로 분류했다.
유럽연합이 유전독성 우려로 사용을 금지한 이산화티타늄의 경우 국내 사용 가능 여부와 별개로 위험 등급으로 다루는 식이다. 위험 첨가물이 하나라도 포함되면 종합 점수가 높아도 B등급 이상을 받을 수 없게 상한선을 뒀다.
푸드랩은 이해니 대표가 첫아이 이유식을 준비하며 6년간 성분표를 분석하고 소셜미디어에 관련 정보를 공유했던 경험에서 출발한 팀이다.
이 대표는 "먹거리 불안이 커질수록 성분표를 보는 소비자는 늘고 있지만 나이와 체질이 다른 가족 개개인의 기준에 맞게 판단하기는 여전히 어렵다"며 "국내외 공신력 있는 기관의 데이터를 토대로 맞춤형 식품 선택을 돕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