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차전지 소재·리사이클링 전문기업 제이에이치화학공업(JHC)이 폐배터리 전처리와 리튬 회수 공정을 축으로 자원순환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극재 전문기업 엘앤에프의 자회사인 JHC는 연간 1만5000톤 규모의 폐배터리 전처리 능력을 바탕으로, 이차전지 소재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폐수 속 리튬을 95% 수준까지 끌어올려 회수하는 공정 역량을 확보했다.
최근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에서는 양극재 생산 능력뿐만 아니라 니켈·코발트·리튬 등 핵심 광물의 안정적인 수급과 재활용 원료의 비중이 주요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한 폐기물 처리를 넘어 자원 공급망의 지속가능성을 다지는 핵심 축으로 리사이클링의 가치가 재평가받는 이유다.
2011년 설립된 JHC는 초기 전구체 생산을 시작으로 2014년부터 전기차용 전구체 양산에 나섰다. 이후 수산화리튬(LiOH) 분쇄, 스마트 물류 시스템 도입 등을 거치며 소재 제조와 생산 관리 체계를 다져왔다. 이러한 공정 경험이 폐양극재와 사용 후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처리해 균일한 품질의 블랙매스(BM)를 생산하는 기반이 됐다.
JHC는 폐양극재 및 폐배터리를 대상으로 방전, 해체, 파쇄, 분쇄 등을 거쳐 블랙매스를 생산한다. 폐기물종합재활용업 허가를 바탕으로 지정폐기물과 일반폐기물을 모두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으며, 연간 1만5000톤 수준의 전처리 규모를 갖췄다. 라인당 처리 효율을 높여 공정 가동 시간을 줄임으로써 생산 효율과 운영비 절감을 유도했다.
공정 안정성과 환경 관리에도 공을 들였다. NCM, LFP, LCO 등 다채로운 배터리 화학계에 대응하도록 전처리 시스템을 세분화했다. 전기 방전 방식을 도입해 잔류 전기에너지를 제거함으로써 후속 공정의 화재 위험을 낮췄고, 저온 건조 기법을 적용해 분리막 열분해 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줄였다. 유해물질 배출 차단을 위한 4중 배출가스 처리 시스템도 현장에 가동 중이다.
사업 인프라도 꾸준히 보완했다. 2025년 폐전지류 폐기물 종합 재활용 허가를 획득하고 전처리 라인을 다진 데 이어, 올해 폐배터리 방전·해체 전용 라인을 새로 구축했다. 폐배터리 입고부터 해체, 파·분쇄, 블랙매스 제조까지 한 번에 이어지는 일련의 전처리 체계를 완성한 셈이다.
소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튬 함유 폐수 재자원화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JHC는 2024년 폐수재이용업 허가를 받아 폐수를 증발 및 농축해 탄산리튬으로 전환하는 공정을 정립했다. MVR(Mechanical Vapor Recompression) 농축 공정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한 결과 폐수 내 리튬 회수율을 95%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버려지던 부산물에서 유가금속을 뽑아내 다시 원료로 가공하는 자원 순환 체계를 현실화했다.
모회사인 엘앤에프는 JHC를 거점으로 그룹 내부 폐기물과 폐양극재를 재활용 원료로 연결하고 있다. JHC가 생산한 블랙매스는 후처리 전문 기업으로 전달돼 유가금속 추출 과정을 거친다. 외부 원료 의존도를 줄이고 구매 비용을 낮추는 순환 구조다.
앞서 엘앤에프는 5월 리사이클링 기업 CIS케미칼과 LFP 및 NCM 배터리 리사이클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JHC가 전처리로 블랙매스를 공급하면 CIS케미칼이 후처리 공정을 맡아 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을 회수한다. 이렇게 얻은 원료는 검증을 거쳐 엘앤에프의 양극재 생산에 재투입된다. 양극재 생산부터 폐배터리 회수, 원료 재투입으로 이어지는 국내 자원 순환 고리(Closed Loop)가 가동되는 모양새다.
이병희 JHC 대표이사는 "전구체 생산 과정에서 축적한 공정 기술을 발판 삼아 폐배터리 전처리와 리튬 회수 영역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며 "연간 1만5000톤급 전처리 능력과 소재 공정 경쟁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원료 수급 구조를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폐배터리 처리 수준에 그치지 않고 폐수 자원화 등 리튬 회수 기술을 묶어 자원순환 밸류체인 전반을 회사 핵심 성장축으로 키우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