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가 스스로에게 마약류 주사제를 처방하거나 투약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규제망이 대폭 강화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사의 셀프처방을 금지하는 의료용 마약류 주사제 성분을 기존 1개에서 22개로 늘리는 내용을 담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은 오는 11월 17일까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본격 시행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현행 제도 아래서는 흔히 '우유주사'로 불리는 전신마취제 프로포폴 1개 성분 주사제에 대해서만 의사의 자가 처방 및 투약이 금지되어 있었다. 그러나 의료 현장에서 다른 마약류 및 향정신성의약품 주사제를 오남용하거나 셀프처방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자 식약처가 규제 대상을 대폭 넓히기로 결정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마약 성분 주사제 9개와 향정신성의약품 성분 주사제 13개가 추가되어 총 22개 성분이 자가 처방 금지 대상에 올라간다.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며 남용 우려가 컸던 에토미데이트를 비롯해 통증 치료나 마취 현장에서 자주 쓰이는 주요 주사제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의료인이 해당 성분 투약이 필요한 경우에는 반드시 다른 의사의 객관적인 진료와 처방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의료 현장의 행정적 혼선을 줄이기 위한 제도 정비도 함께 추진된다. 현행법상 마약류 취급자는 도난이나 분실, 파손 등 사고마약류가 발생했을 때 이를 안 날로부터 5일 이내에 식약처에 보고해야 한다.
문제는 '5일'이라는 기간을 계산할 때 주말이나 공휴일 포함 여부를 두고 현장에서 해석이 엇갈렸다는 점이다. 식약처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보고 기간 5일을 산정할 때 최초 인지한 당일과 공휴일, 토요일은 기간에서 제외하도록 명시했다. 실수나 해석 차이로 인한 억울한 법 위반 사례를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마약류 취급자의 단순 전산 입력 누락에 대한 행정처분 감경 기준도 마련됐다. 의료기관이나 약국이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에 취급 내역을 일부 보고하지 못했더라도, 자체 사용하는 연계 EMR 등 외부 소프트웨어를 통해 정상적으로 취급 사항을 기록·보고한 사실이 입증되면 행정처분을 경감받을 수 있게 된다. System 연동 과도기나 시스템 오류로 발생하던 과도한 처분 부담을 완화해 주는 장치다.
이외에도 지난 5월 개정된 마약류관리법의 후속 조치로, 특정 물질이 마약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거나 취급 승인을 신청할 때 부과되는 수수료 기준과 세부 절차 등 법률에서 위임된 세부 규정들이 구체화됐다.
의료계에서는 자가 처방 금지 성분이 20개 이상 늘어나는 만큼 진료 현장에서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보면서도, 명확한 기준 마련으로 유통 투명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시각이 공존한다. 식약처는 안전관리 제도를 지속해서 정비해 오남용을 방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자세한 개정안 내용은 식약처 대표 누리집의 법령정보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