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술 발전으로 지식의 유효기간이 급격히 짧아지는 AI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국내 교육 재정 투입 구조는 여전히 유아 및 초·중등 교육에 편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을 위한 평생·직업교육 예산은 전체 교육부 예산의 1%대에 머물며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대응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발표한 ‘삼중전환 시대 국가인재개발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교육부 본예산 89조5664억원 가운데 평생·직업교육 예산은 1조2162억원으로 전체의 1.35%에 불과했다.
반면 유·초·중등교육 예산은 73조7290억원으로 전체의 82.32%를 차지했다. 고등교육 예산은 14조4772억원(16.16%)이었다. 유·초·중등교육 예산 규모가 평생·직업교육 예산의 약 61배에 달하는 셈이다. 생애주기로 보면 20대 이전의 초기 교육에 국가 재정의 대다수가 집중되고, 30대부터 80대까지 이어지는 생애 재교육과 직업훈련에는 극히 일부만 투입되는 기형적 구조다.
이번 보고서는 인구구조 변화와 AI 등 신기술 확산, 기후 위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삼중전환' 환경에서 국가 인적자원 개발 전략을 도출하기 위해 작성됐다. 연구진은 교육 및 산업 현장 전문가 60명을 대상으로 델파이 조사와 전문가 워크숍을 병행해 분야별 시급 과제를 도출했다.
전문가들은 인구 전환 과제로 여성의 경력 단절 예방과 정년 연장을 통한 고령층 인력 활용을 1순위로 꼽았다. AI 전환 영역에서는 AI 반도체와 초거대 AI 모델 등 핵심 기술 개발 및 산업 생태계 조성이 가장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기후 전환 분야에서는 재생에너지 전력망 구축 등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 전환과 함께 기후 기술, CCUS, 수소 분야의 석·박사급 전문인력 양성이 주요 과제로 선정됐다.
삼중전환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으로는 '기술과 인간, 환경을 연결하는 융합형 인재'가 제시됐다. AI와의 협업 과정에서 비판적 사고와 윤리적 판단력을 유지하고, 직업 생애주기 변화에 맞춰 스스로를 갱신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이 핵심 역량으로 거론됐다.
연구진은 인재 양성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전 국민 대상 디지털 문해력 교육을 강화하고, 중기적으로 현장 실무형 인재, 장기적으로는 창의적 융합 인재 중심으로 교육의 축을 옮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행 분절된 인적자원 정책을 총괄할 전담 기구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인구 감소와 기술 변화, 기후 위기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만큼, 개별 부처 단위의 대응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
황성수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부원장은 "인구·AI 기술·환경 전환은 상호 얽힌 구조적 변화로, 생애 초기 학교 교육에 편중된 현행 인적자원개발 체계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 부원장은 "삼중전환에 대응하는 인적자원 정책의 기획·실행·평가를 통합 수행하도록 대통령 직속 위원회와 전담 본부 조직을 설치해 거버넌스를 재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평생학습계좌제 고도화와 평생교육 이용권 대상 확대뿐 아니라, 학습 기간의 생계비와 훈련비를 함께 지원하는 '(가칭)역량 개발 급여' 도입을 추진해 평생학습을 국민의 기본권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번에 제시된 정책 의제와 국가 인재개발 틀을 바탕으로 향후 공청회와 구체적인 실행 방안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