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이 가상발전소(VPP) 플랫폼 기업 볼투스(Voltus)와 손잡고 미국 최대 규모의 전력망 권역에 1기가와트(GW)급 가상발전소를 구축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 등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기존 대형 발전소를 새로 짓는 대신 지역 내 분산된 전력 자원을 끌어모아 대응하려는 전략이다.
양사가 타깃으로 삼은 PJM 인터커넥션(PJM Interconnection) 권역은 미국 중동부 13개 주와 워싱턴 D.C.를 아우르는 대형 전력망이다. 인구수만 6천700만명에 달한다. 최근 전력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전력 공급 안정성과 가동률 유지가 지역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곳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볼투스가 보유한 플랫폼 기술을 통해 지역 내 기업과 가정이 갖고 있는 유연한 전력 자원을 하나로 묶는 방식으로 구동된다. 가정 내 스마트 온도조절기부터 비상용 배터리, 산업용 대형 설비 등이 모두 통합 관리 대상에 포함된다.
이렇게 모인 분산 자원은 구글의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하나의 가상발전소로 작동한다. 여름철 폭염이나 겨울철 한파 등으로 전력 수요가 순간적으로 치솟아 피크 타임이 찾아오면, 프로그램에 등록된 참여 자원들이 일시적으로 에너지 사용을 줄이거나 보관 중인 전력을 전력망으로 보낸다.
전력 수급 불균형이 발생할 때마다 신규 화력발전기를 돌리는 대신, 유휴 전력을 실시간으로 조율해 전력망의 신뢰성을 지탱하는 구조다.
참여하는 지역 주민과 기업들에는 직접적인 보상이 돌아간다. 피크 타임 감축에 동참한 대가로 전기요금을 감면받거나 현금을 직접 지급받는 식이다. 수동적인 전력 소비자에 머물던 고객들이 전력망에 유연한 가용 용량을 공급하는 주체로 참여하게 된다.
양사의 이번 협업은 올해 초 체결했던 100메가와트(MW) 규모의 시범 사업을 기반으로 추진됐다. 초기 성과를 확인한 구글이 사업 규모를 기존 대비 10배나 확대한 1GW로 대폭 늘린 것이다.
빅테크 기업이 주도해 구축한 분산형 전력 용량 포트폴리오 중에서는 손에 꼽히는 대형 사례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전력 소비의 주범으로 지적받아온 하이퍼스케일러 기업이 전력망 안정화에 직접 자금을 대고 용량을 확보해 공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이번 가상발전소 확대가 데이터센터발 전력난을 완화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시하는 분위기이다. 구글은 신규 용량을 지역 전력망에 공급해 신뢰성을 낮추지 않으면서도 전력 공급 비용을 낮추는 시도를 이어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