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낮 동안 산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던 국립공원이 밤 시간을 활용한 새로운 탐방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도심 야경과 자연, 역사 유적을 연계한 야간 탐방 사업이 국립공원 현장에 처음으로 적용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경주, 북한산, 팔공산 등 3개 국립공원에서 특별 탐방 프로그램인 ‘국립공원 야경 관광(투어)’을 시범 운용한다고 밝혔다. 밤 시간에 산책이나 야경 감상을 즐기는 야간 여가 트렌드가 확산함에 따라, 기존의 일몰 후 통제 위주 관리에서 벗어나 안전이 확보된 특정 코스를 개방하는 방식이다.
시범 운용 기간은 10월 23일부터 11월 14일까지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 시간대에 맞춰 운영된다. 야간 산행 특성상 안전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꼽히는 만큼 회당 참가 인원은 20명 이내로 철저히 제한하기로 했다.
공원별로 준비된 코스는 각 지역의 지리적·문화적 특색을 반영해 차별화했다. 경주국립공원의 경우 월정교에서 시작해 계림을 거쳐 월성해자로 이어지는 1.2km 구간에서 진행된다. '신라의 밤하늘과 달빛을 따라 걷다'라는 콘셉트에 맞춰 신라 역사 유적과 밤 풍경을 함께 어우러지게 구성했다.
서울 도심과 인접한 북한산국립공원 도봉 지구는 무수골에서 쌍둥이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1km 코스를 개방한다. 숲속 야간 생태 소리를 들으며 서울 도심의 불빛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팔공산국립공원 서부 지구는 선본사에서 갓바위 관봉으로 향하는 1km 구간을 운용한다. 대구 도심 전경을 배경으로 관봉 현장에서 소원 빌기 등 체험 요소를 더했다.
야간 안전사고 예방과 생태계 간섭 최소화를 위한 별도 대책도 마련됐다. 탐방 현장에는 2인 1조로 구성된 전문 자연환경해설사가 밀착 동행한다. 주해설사가 전방에서 생태와 역사 해설을 진행하는 동안, 보조해설사는 참가자 대열 후미에서 안전을 확인하고 응급 상황에 대응하는 방식이다.
참가자 전원에게는 머리에 착용하는 헤드랜턴과 야광 띠 등 야간 안전 장비가 현장에서 지급된다. 야생동물의 활동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정숙 탐방을 원칙으로 삼았으며, 조경 조명 역시 최소화해 운용할 계획이다.
참여를 원하는 탐방객은 국립공원공단 예약시스템을 통해 사전 신청할 수 있다. 국내 거주 외국인이나 당일 현장 방문객의 편의를 고려해 일정 비율은 현장 접수도 병행하기로 했다.
국립공원공단은 이번 시범 운영을 통해 야간 탐방로 통제와 안전 관리, 참가자 만족도, 야생생물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방침이다. 현장 데이터 검토를 거쳐 2027년부터는 전국 주요 국립공원으로 대상 지역과 코스를 순차적으로 늘려나간다는 구상이다.
주대영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야간에 여가를 즐기는 국민적 수요에 발맞춰 국립공원에서도 색다른 탐방 경험을 제공하고자 이번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시범 운영 결과를 면밀히 점검해 내년에는 국내외 관광객이 국립공원의 다채로운 매력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