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 챗봇이 아무리 똑똑하게 답을 내놓아도 병원 행정직원의 모니터에는 똑같은 작업 목록이 쌓인다. 전자의무기록(EHR)부터 예약 시스템, 보험 청구 플랫폼, 전화 수신대까지 병원 내부 소프트웨어는 수십 가지로 늘어났지만, 정작 이 시스템 사이를 오가며 데이터를 옮기고 클릭을 누르는 일은 사람 몫으로 남아서다.
의료 AI 스타트업 몬토헬스(MontoHealth)가 단순 대화형 AI를 넘어 실제 파편화된 병원 시스템 간 워크플로를 직접 처리하는 에이전틱 구조의 ‘액션 레이어(Action Layer)’를 개발 중이라고 10월 1일 밝혔다.
병원이 운영하는 대다수 전산망은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통제 문제로 개별 단판 시스템으로 격리되어 있다. 이 때문에 환자가 모바일 앱이나 전화로 진료 일정을 바꾸고 처방전을 다시 떼어 달라고 요청해도, 직원이 수동으로 기존 EHR과 예약 시스템에 접수 내용을 재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지속됐다.
몬토헬스가 제시하는 액션 레이어는 병원팀이 관리해야 할 대시보드나 소프트웨어를 추가로 얹는 방식이 아니다. 기존에 쓰던 플랫폼을 유지한 상태에서 AI 에이전트가 환자의 요청 맥락을 읽고, 미리 설정된 권한 테두리 안에서 필요한 후속 행위를 알아서 실행하도록 구성됐다.
우선순위로 다루는 영역은 진료 예약 변경, 처방전 재발급 접수, 다른 과로의 진료 의뢰, 청구 및 보험 관련 단순 문의, 야간·휴일 문의 대응, 다국어 환자 안내 등이다. 환자가 소통창구에서 "다음 주로 예약을 미뤄달라"거나 "의뢰서 진행 상태를 알고 싶다"고 말하면, 접수 메시지를 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후단 연동 시스템에서 실제 스케줄링 조정과 전산 업데이트가 이어진다.
그렇다고 모든 과정을 AI에게 전권을 넘기는 것은 아니다. 임상적 판단이나 최종 승인이 필요한 구간에는 의사나 행정 인력이 반드시 개입하는 인간 참여형(Human-in-the-loop) 설계를 갖췄다. 장기적으로는 의료 운영과 데이터 분석, 연구 분야에서 개별 전문 에이전트들이 협력하되, 특정 시스템 하나에 무제한 접근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 보안 모델을 다듬고 있다.
현재 몬토헬스는 전체 서비스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단계에 있으며, 초기 기능을 실제 진료 현장에 적용해 볼 '파운딩 피지션 파이럿 프로그램(Founding Physician Pilot Program)' 참가 의료기관을 모집하고 있다. 소수의 참여 의원들과 함께 초기 기능의 유용성을 검증하고, 향후 AI 에이전트가 자동으로 대행할 추가 업무 영역을 다듬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