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늘을 피부에 찌르지 않고도 혈당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비침습 연속혈당측정기(CGM) 기술이 상용화에 바짝 다가섰다. 딥테크 헬스케어 스타트업 아폴론이 5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SBI인베스트먼트가 주도했다. 기술적 파급력을 높이 평가한 네이버와 대웅이 전략적 투자자(SI)로 전격 합류했다. 여기에 신용보증기금과 미래과학기술지주가 함께 이름을 올렸다.
이번 자금 유치를 포함해 아폴론이 그동안 확보한 지분 투자 및 정부 연구개발(R&D) 지원금 등 누적 자금 규모는 100억원을 넘어섰다. 회사 측은 이번에 들어온 자금을 미국 현지 임상시험과 식품의약국(FDA) 인허가 절차를 차질 없이 밟아나가는 데 전량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연속혈당측정기는 체내에 미세 바늘을 삽입해 피하 지방의 간질액에서 포도당을 측정하는 방식이었다. 통증이 동반될 수밖에 없고 일정 주기마다 침을 교체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피부 감염 위험이 늘 한계로 지적돼 왔다. 바늘 없는 비침습 방식은 글로벌 의료기기 및 빅테크 기업들이 오랫동안 탐내왔으나 정확도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던 난제 분야다.
아폴론은 라만 분광 기술에 집중했다. 레이저 빛을 피부에 쏘아 포도당 분자가 가진 고유의 진동 신호를 잡아내는 원리다. 광학 부품의 복잡도를 낮추는 데 기술적 기틀을 마련했다. 전체 광학 스펙트럼을 무겁게 분석하는 대신, 포도당이 내뿜는 특정 파장대역의 신호만 고도로 추출하는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불필요한 광학 부품을 대폭 줄이면서 측정 민감도를 유지시켰고, 최종적으로 기기를 스마트폰이나 모바일 기기 수준으로 작게 줄여냈다.
기술적 신뢰성을 입증하기 위해 세계적인 연구기관들과도 발 빠르게 손을 잡았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레이저생의학연구센터와 진행한 공동 임상 연구에서 비침습 측정의 정밀성을 검증했다. 관련 연구 결과는 당뇨 분야 저널인 ‘Journal of Diabetes Science and Technology’ 등에 게재됐다. 지식재산권(IP) 장벽도 촘촘히 구축했다. 현재 미국 내 17건을 포함해 글로벌 특허 54건을 출원했으며, 이 가운데 21건의 등록을 마친 상태다.
상용화를 향한 다음 무대는 미국 현지다. 하버드 의대 부속 기관인 조슬린 당뇨센터에서 환자 대상 임상 타당성 연구에 들어간다. 임상 대상을 다변화해 다양한 유형의 당뇨 환자군 데이터를 수집한 뒤, FDA의 신의료기기(De Novo) 승인을 목표로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매사추세츠 주정부가 지원하는 Digital Health Initiative(MeHI) 프로그램 대상 기업으로도 선정돼 현지 임상 비용 일부를 지원받고 있다.
현지 네트워크 체계 구축도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다. 지난 2023년 보스턴에 미국 현지 법인을 설립한 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매스챌린지 과정을 마쳤다.
자문단 진용도 화려하다. 하버드 의대 교수이자 조슬린 당뇨센터 디렉터인 메다 문시 박사, 당뇨 기기 엑시트(투자금 회수) 경험을 보유한 로런스 앨버츠 등을 현지 자문위원으로 영입해 미국 임상과 승인 전략을 다듬고 있다. 아날로그 디바이스, 오우라 등 글로벌 테크 기업들과의 협력 타당성 검토도 병행 중이다.
아폴론은 조슬린 당뇨센터 임상을 시발점으로 FDA 사전 협의(Pre-Sub)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가며 세계 최대 의료기기 시장인 미국에서 기술력을 평가받겠다는 구상이다. 생의학 분광학과 정밀공학 기술의 접목을 통해 통증 없는 혈당 측정 시장의 문을 먼저 열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