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치형 전사적자원관리(ERP) 프로그램에 매달려 장부를 맞추던 자영업자와 중소 법인들이 인공지능(AI) 기반 SaaS 플랫폼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무겁고 쓰기 힘든 회계 프로그램 대신 대화형 인터페이스와 직관적인 재무 대시보드를 택하는 사업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AI ERP ‘클로브’를 서비스하는 재무관리 스타트업 브이원씨가 누적 이용 사업자 3만개를 돌파하며 브랜드 아이덴티티(BI)와 사용자 경험(UX)을 전면 개편했다고 밝혔다.
성장세가 가파르다. 브이원씨는 지난 4월 법인 고객 1만개를 넘긴 직후 개인사업자까지 서비스 대상을 넓혔다. 이후 불과 3개월 만에 2만곳의 사업자를 추가로 끌어들이며 이용 기반을 단숨에 세 배로 불렸다.
회사는 이번 개편에서 로고와 공식 웹사이트를 새로 단장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작업 화면의 사용성을 뜯어고쳤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사용자가 직접 업무 화면의 색상과 배경 이미지를 설정할 수 있는 '메뉴 테마' 기능이다. 획일적인 회계·재무 프로그램 화면에서 벗어나 사무실 분위기나 개인 선호에 맞춰 인터페이스를 꾸밀 수 있도록 지원한다.
디자인을 바꾸면서도 재무 데이터의 시인성은 놓치지 않았다. 배경을 변경해도 거래 내역과 잔액 같은 핵심 금융 숫자가 묻히지 않도록 국제 웹 접근성 기준인 'WCAG AA' 수준의 명도 대비를 엄격히 적용했다. 숫자가 빽빽한 재무 소프트웨어 특유의 피로도를 덜어내면서도 가독성을 유지하려는 계산이다.
브이원씨의 사업 모델은 '락인(Lock-in)'과 금융 연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업자용 '클로브AI'와 세무사를 위한 '클로브커넥트'를 전면 무료로 개방해 진입 장벽을 없앴다. 이용자가 모이고 데이터가 쌓이면, 이를 기반으로 사업자 맞춤형 금융 상품을 연결해 주는 '클로브금융'을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현금 흐름 데이터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씬파일러(금융이력 부족자) 사업자들에게 맞춤 대출이나 결제 금융을 연계하는 식이다.
실탄과 파트너십도 두루 챙겨뒀다. 올해 3월 하나금융그룹과 업무협약을 맺으며 금융 데이터 협업 발판을 마련했고, 4월에는 134억원 규모의 시리즈 프리A 투자를 유치했다. 금융 거래를 다루는 플랫폼인 만큼 보안 체계도 다져 지난 6월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획득했다.
도은욱 브이원씨 대표이사는 "3만 사업자와 함께 쌓아 온 제품력에 완성도 높은 브랜드 경험을 더해, 사업자가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개인사업자 시장 안착을 확인한 회사는 하반기 금융사 제휴를 확대하며 클로브금융 서비스의 수익성 검증에 본격 돌입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