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어 데이터 및 인공지능(AI) 전문 기업 플리토가 한화오션 조선소 현장에 맞춤형 AI 통번역 솔루션 ‘오톡(OTalk)’을 구축했다. 현장 내 다국적 근로자들과 내국인 작업자 사이의 언어 장벽을 없애고 작업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화오션 AX사업부가 현장 작업자들의 실제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기획하고, 한화시스템과 플리토가 공동으로 개발에 참여해 결실을 맺었다.
조선소는 일반적인 산업 현장과 달리 전문 용어가 많고, 거친 환경 특성상 현장 특유의 은어나 경상도 지역 사투리가 섞인 발음이 자주 쓰인다. 외국인 근로자 비중이 급증한 최근 상황에서 이러한 언어적 특수성은 즉각적인 작업 지시 이행을 방해하고 자칫 대형 안전사고로 이어질 위험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한화오션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에서 실제로 쓰이는 전문 용어와 은어, 사투리 데이터를 사전 수집했다. 이어 작업 환경과 업무 패턴에 맞는 세부 요구사항을 정의해 개발진에 전달했다.
플리토는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화오션 전용 맞춤 용어집을 제작하고 AI 번역 모델을 다듬었다. 한국어, 영어, 베트남어, 태국어 등 현장 투입 비율이 높은 7개 언어의 음성 데이터를 집중 학습시켰다.
특히 개발 초기 단계에서 인식이 까다로웠던 경상도 억양과 현장식 발음의 인식률을 대폭 끌어올렸다. 예컨대 현장 작업자들이 ‘탱크’를 ‘땡크’로 발음하더라도 시스템이 이를 정확히 인식해 해당 언어로 번역하도록 조율했다.
소음이 심한 조선소 환경을 고려한 기능도 추가됐다. 작업장, 휴게실, 사무실, 면담 공간 등 장소별 소음 수준에 따라 음성 입력 감도를 조절할 수 있는 ‘5단계 수음 조정’ 기술이 적용됐다. 소음이 격한 건조 현장에서도 작업자의 목소리만 정확히 걸러내 음성 데이터로 전환하는 식이다.
오톡은 단순한 1대1 대화 번역에 그치지 않는다. 그룹 채팅, 텍스트·문서·이미지 번역, 교육 및 강의 실시간 다국어 번역 등 현장에서 필요한 10여 가지 기능을 통합 제공한다.
안전교육 현장에서는 강사가 한국어로 설명하면 다국적 근로자들이 각자의 스마트폰을 통해 모국어로 실시간 자막을 확인하며 수강한다. 현장 관리자와 외국인 근로자 간 그룹 채팅방에서는 각자 설정한 언어로 작업 지시와 보고가 실시간 교환된다.
시범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현장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외국인 근로자 기준 사용률이 96%에 육박할 만큼 실효성을 인정받았다.
원청 근로자뿐만 아니라 사내 협력사들 사이에서도 도입 요청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플리토와 한화오션은 사번 연동 시스템을 구축해 협력사 근로자들에게도 해당 솔루션을 확대 배포했다.
플리토는 향후 캄보디아어, 스리랑카어 등 지원 언어를 순차적으로 확대하고 음성합성(TTS)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고위험 중공업 현장을 중심으로 AI 기반 통번역 인프라 공급을 넓혀 나간다는 구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