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커머스 시장에서 상품 상세페이지는 판매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다. 아무리 좋은 물건을 가져다 놓아도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상세페이지가 부실하면 매출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세한 1인 셀러나 중소 브랜드가 매번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에 달하는 디자인 외주 비용을 감당하기란 쉽지 않다. 제작에만 최소 일주일 이상 걸리는 시간적 물리적 허들도 존재한다.
이러한 온라인 셀러들의 가려운 곳을 AI 기술로 긁어준 스타트업이 초기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커머스 상품 상세페이지 자동 제작 AI 에이전트 후커블(Hookable)을 운영하는 펄크럼테크놀로지스가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로부터 시드 브릿지 투자를 유치했다고 16일 밝혔다.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양사 합의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투자는 지난 2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라이머로부터 유치한 프리시드 투자에 이은 신속한 후속 투자 유치다.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인 팁스(TIPS) 프로그램 추천과도 연계되어 진행됐다.
후커블이 해결하고자 하는 핵심 문제는 상세페이지 제작의 극단적인 효율화다. 셀러가 팔고자 하는 제품 설명과 이미지 한 장만 서비스 화면에 입력하면, AI 에이전트가 알아서 작동하기 시작한다. 단순히 템플릿에 이미지를 끼워 맞추는 방식이 아니다. 시장 내 경쟁사 페이지들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소구점을 뽑아내 판매 기획을 세운다. 이어 소비자의 시선을 잡는 카피라이팅을 얹고 전체적인 디자인 구성까지 약 10분 만에 끝마친다.
외주 제작을 맡겼을 때 길게는 2주 넘게 걸리고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200만원 이상 깨지던 돈과 시간의 단위를 단 몇 분, 몇 만원 수준으로 줄여버린 셈이다.
기술적 완성도도 높였다. 기존의 유사 이미지 생성 툴들은 한 번 이미지를 만들어내면 글자 하나, 사진 구도 하나 바꾸기 어려운 '통짜 이미지' 형태가 많아 실무에서 활용하기 까다로웠다. 반면 후커블이 생성해 내는 결과물은 텍스트와 이미지 요소가 각각 독립된 객체 코드로 구성되어 있다. 셀러들은 인쇄용 파일이나 웹사이트 편집기처럼 후커블 자체 캔버스 시스템 안에서 폰트를 바꾸거나 레이아웃을 손쉽게 수정해 바로 상업용 채널에 적용할 수 있다.
시장의 반응은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1월 정식 버전을 시장에 선보인 이후 약 6개월 만에 누적 가입 기업 1만3000곳을 돌파했다. 매주 평균 매출 성장률은 26% 이상을 유지 중이며, 한 번 서비스를 경험한 고객이 다시 서비스를 이용하는 재사용 리텐션 비율은 98%를 웃돈다. 지금까지 후커블을 통해 만들어진 상세페이지 섹션만 해도 누적 30만 장에 달한다. 매일 수천 장의 마케팅 디자인이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이 서비스 안에서 찍혀 나오고 있는 셈이다.
펄크럼테크놀로지스는 이번에 조달한 투자 자금을 기반으로 기술 고도화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기획과 카피라이팅, 디자인 생성 알고리즘의 완성도를 대폭 끌어올리기 위해 AI 연구개발(R&D) 인재 채용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의 문도 두드린다. 국내 이커머스 채널을 넘어 미국 아마존의 전용 상세페이지 규격인 '아마존 A+ 콘텐츠' 생성 기능을 탑재하는 등 글로벌 플랫폼 진출을 위한 준비 작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한국 셀러뿐 아니라 전 세계 크로스보더 셀러들이 사용하는 글로벌 마케팅 AI 에이전트로 포지셔닝하겠다는 청사진이다.
고우빈 펄크럼테크놀로지스 대표는 "디자인 인력이나 자금이 부족해 좋은 상품을 갖고도 온라인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셀러들이 생각보다 아주 많다"며 "모든 이커머스 셀러가 자신만을 위해 일하는 고성능 AI 디자이너 한 명씩을 곁에 두고 비즈니스를 키워가는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