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양 어선이 첨단 기술을 입고 다시 바다로 나간다. 전통적인 경험과 감에 의존하던 참치 잡이 방식에서 벗어나, 공중에 드론을 띄우고 인공지능(AI)이 어군을 분석하는 원양 어업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동원산업은 29일 오후 부산 다대항에서 신규 선망선 '다누리(DANURI)'호의 출항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현장에는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을 비롯해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 박상진 동원산업 대표이사 등 관계자들과 선원, 가족 200여 명이 모여 안전 조업을 당부했다. 다누리호는 김민성 선장을 포함해 30여 명의 승선원과 함께 남태평양 해역으로 향해 약 1년간 참치 조업에 나선다.
이번에 출항한 다누리호는 선명부터 남다른 의미를 담았다. '온 바다를 누리라'는 뜻과 함께 한국 최초의 달 궤도선 애칭에서 이름을 따와 해양 개척의 상징성을 부여했다. 500억원 이상이 투입된 2000톤급 대형 선망선으로, 어군 탐지부터 어획물 급랭 및 보관에 이르기까지 전 조업 과정에 최신 첨단 기술이 집약됐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AI와 연계된 어군 탐지 체계다. 배 위에서 자동 이착륙이 가능한 전용 드론 2대를 동시에 운용해 최대 시속 120km로 비행하며 해상 영상을 촬영한다. 관제실에 탑재된 AI는 드론이 찍어 보낸 수면 위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참치 떼의 움직임을 포착한다. 여기에 3D 소나와 레이더 등 지상 어탐 장비가 정밀 데이터를 보태면서 조업 성공률과 효율을 끌어올렸다.
육상과의 연결성도 대폭 강화했다. 원양어선 최초로 적용된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브릿지(통합상황실)와 기관실 등 선박 주요 시설의 상태가 육상 관제 센터로 실시간 공유된다.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어 장기 항해에 따른 안전사고 예방과 체계적인 선박 관리가 가능해졌다.
냉동 설비도 고도화됐다. 최신 급랭 시스템을 이용해 통조림용 참치는 물론, 선도 유지가 까다로운 고부가가치 횟감용 참치 '슈퍼튜나'까지 현장에서 즉시 가공·보관할 수 있다.
선원들의 거주 환경 개선에도 공을 들였다. 한 번 바다로 나가면 1년 가까이 배 위에서 생활해야 하는 특성을 고려해 선실 층고를 높이고 침대 규격을 넓히는 등 주거 여건을 크게 다듬었다.
다누리호는 해양수산부가 2019년 도입한 '원양어선 안전펀드' 지원을 받아 건조된 첫 번째 선망선이다. 정부 출자금 등을 바탕으로 노후 어선을 대체하고 원양어업 종사자의 안전과 복지를 높이자는 취지다.
동원산업은 지난 10여 년간 약 3000억원을 투입해 선단 현대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번 다누리호에 더해 현재 건조 중인 2000톤급 선망선이 추가되면 총 8척의 최신형 선망 선단을 갖추게 된다.
박상진 동원산업 대표는 "다누리호는 최신 어획 기술이 집약된 최첨단 선망선으로 남태평양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며 "전통 산업인 원양어업에 첨단 기술을 연결해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국내 최대 수산기업으로서 선원 인권 보호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