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 현장에 인공지능(AI)을 실제로 이식하려는 움직임이 공공과 민간을 가리지 않고 빨라지고 있다. 정교한 알고리즘을 가진 스타트업이 있어도 정작 실제 현장 데이터나 설비에 접근하지 못해 기술을 검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정부 유관 기관과 공공기관·병원 등이 직접 판을 깔아주는 모양새다.
창업진흥원이 AI 기술을 가진 창업기업과 대·중견기업, 공공기관을 매칭하는 ‘링크업(Link-up) 4대 도메인 AX 프로그램’ 2차 수요기업-창업기업 밋업데이를 8월 5일 서울 팁스타운에서 열었다.
이번 행사는 현장 실증이 절실한 스타트업과 내부 업무 및 서비스에 AI를 도입하려는 수요기관을 한자리에 모아 실질적인 협업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장에는 유종필 창업진흥원장을 비롯해 수요기업 12개사, 이번에 최종 선발된 창업기업 22개사, 주관기관 관계자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참여 문턱부터 경쟁이 꽤 치열했다. 지난 5월 확정된 수요기업 12곳이 제출한 22개 협업 과제에 총 159개 창업기업이 몰렸다. 단순 지원율만 7.3대 1에 달했다. 창업진흥원은 기술력과 실증 가능성 등을 따져 서류 및 발표 평가를 거쳐 최종 22개사를 려냈다.
선정된 과제는 산업별 특성이 명확하다. 전체 22개 과제 중 제조 AI 분야가 12개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생산 공정의 효율화나 안전 관리, 설비 제어 등 현장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뒤를 이어 바이오·헬스 AI 4개, 콘텐츠 AI 3개, 금융 AI 3개 순으로 구성됐다.
주요 수요기관으로는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한국잡월드, 중소기업은행 등 공공기관과 병원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단순 기술 자문에 그치지 않고 상수도 설비 모니터링, 산림 자원 및 환경 관리, 임상 데이터 활용, 고용 서비스 개선 등 실제 현장과 데이터 기반 인프라를 실증 무대로 내준다.
실증에 나서는 창업기업에는 실질적인 지원이 뒤따른다. 기업당 최대 1억원의 협업 자금이 지급되며, 수요기업이 보유한 현장 시설과 전문 인력, 데이터, 장비 등을 직접 활용할 수 있다. 기술을 만들어 두고도 인프라가 없어 테스트를 못 하던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가뭄에 단비 같은 기회다.
창업진흥원은 일회성 모임이나 단기 과제로 끝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밋업데이를 기점으로 시작되는 실증 과정을 거친 뒤, 성과가 입증된 기업에 대해서는 공동 사업화와 후속 제품·서비스 구매, 나아가 해외 시장 진출까지 연계해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