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 정밀 검사를 받기 위해 대학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마주하는 가장 큰 장벽은 예약 대기 시간이다. 뇌 위축이나 퇴행성 질환을 진단하는 데 필수적인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은 짧게는 수주에서 길게는 두세 달까지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비용 부담도 크다. 반면 컴퓨터단층촬영(CT)은 상대적으로 빠르고 저렴하며 보급률도 높지만 뇌의 미세한 구조적 변화나 부위별 부피 변화를 정밀하게 잡아내기에는 영상의 해상도가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 같은 의료 현장의 오랜 병목 현상을 해결하겠다고 나선 현직 대학병원 교수 창업팀이 첫 기관 투자를 유치했다.
의료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뉴블에이아이는 뷰티·헬스케어 및 딥테크 투자로 잘 알려진 퓨처플레이로부터 4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16일 밝혔다.
뉴블에이아이는 강남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안성준 교수와 방사선종양학과 의학물리 김지훈 교수가 공동대표를 맡아 지난해 12월 설립한 기업이다. 다년간의 임상 현장 경험을 통해 환자와 의료진이 느끼는 실질적인 미충족 수요(Unmet Needs)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의사들이 직접 지휘봉을 잡았다는 점에서 기획 단계부터 학계와 투자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이들이 가장 먼저 상용화 테이블에 올린 파이프라인은 뇌 CT 기반 정밀 자동 뇌 용적 측정 솔루션인 ‘브레인큐라(BrainCura)’다.
그동안 알츠하이머나 치매 같은 퇴행성 뇌 질환의 진단과 추적 관찰을 위한 뇌 용적 측정은 철저히 MRI 검사에 의존해 왔다. 브레인큐라는 뇌 CT 이미지를 독자적인 AI 알고리즘으로 정밀 분석해 뇌의 98개 미세 영역을 알아서 분할하고 각 부위의 체적 변화를 정확히 측정해 낸다. 주요 뇌 구조물 분할 성능(DSC) 평가에서 0.92라는 고정밀 수치를 기록해 기존 MRI 기반 솔루션들과 대등한 수준의 분석력을 증명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레카네맙' 등 혁신적인 치매 치료 신약이 등장하면서 뇌 진단 시장의 판도는 급변하고 있다. 약물 투여 적합 대상자를 빠르게 선별하는 '스크리닝'과 투약 이후 치료 효과나 뇌 부종 등의 부작용을 주기적으로 추적하는 '모니터링' 솔루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뉴블에이아이는 브레인큐라를 내년 하반기 정식 출시해 대학병원뿐만 아니라 비교적 가볍게 방문할 수 있는 일반 건강검진센터, 지역 치매안심센터로 빠르게 보급할 계획이다. 값비싼 MRI 장비를 들여놓기 어려운 중소형 의료기관에서도 보편적인 CT 장비와 이들의 AI 솔루션만 있으면 고성능 뇌 질환 검진 서비스를 즉시 제공할 수 있게 된다.
후속 파이프라인으로는 CT 영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해상도 MRI 수준의 이미지를 가상으로 합성해 내는 ‘신큐라(SynCura)’ 개발이 한창이다. 급성기 뇌졸중이나 뇌출혈처럼 분초를 다투는 응급 상황에서 환자를 곧바로 MRI실로 옮기지 않고도 빠르게 고품질의 뇌 안쪽 영상을 확보해 진단의 속도와 정확도를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안성준 공동대표는 "15년 넘게 임상 현장에서 환자들을 진료하며 MRI 촬영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바람에 최적의 진단 및 치료 타이밍을 놓치는 안타까운 사례를 무수히 지켜봤다"며 "어디서나 쉽고 빠르게 촬영할 수 있는 CT 검사의 접근성에 인공지능의 정밀함을 더해 전 세계 뇌 질환 환자들이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표준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지훈 공동대표 역시 "연구실에서 오랫동안 정립해 온 CT와 MRI 간의 이종 영상정합 기술 노하우에 인공지능을 결합함으로써 고가의 MRI 검사 수준에 달하는 정밀도를 실제로 확보해 냈다"며 기술적 자신감을 드러냈다.
투자를 주도한 김솜이 퓨처플레이 책임심사역은 "뉴블에이아이는 대학병원 교수진이 임상 현장에서 겪은 실질적인 고충을 고품질의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결하려는 이상적인 팀"이라며 "임상과 공학 기술이 완벽히 조화를 이룬 맨파워를 지녔고 치매 신약 개화에 맞춰 브레인큐라가 지닐 사업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판단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뉴블에이아이는 이번에 확보한 시드 투자금을 바탕으로 핵심 AI 모델의 성능을 고도화하고 전문 연구 인력을 공격적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내외 의료기기 인허가 절차를 밟는 동시에 전국의 주요 검진센터 및 치매안심센터를 대상으로 기술검증(PoC) 네트워크를 넓히는 데 전력을 다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