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소형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개발사 스카이드라이브가 한국의 첨단항공모빌리티(AAM) 운영 기업 버티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국내 하늘길 공략에 나선다. 두 회사는 3인승 기체인 'SKYDRIVE(SD-05)'를 한국에 도입해 오는 2028년까지 상용 배치를 마친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놨다.
한국 하늘길을 선점하기 위한 모빌리티 기업들의 국경을 넘나드는 합종연횡이 속도를 내고 있다. 기체 개발부터 인프라 구축, 실제 운항까지 거대한 자본과 기술이 투입되는 생태계 특성상 단일 기업의 독자 생존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번 스카이드라이브와 버티의 협력 역시 기체 제조사와 현지 운영 플랫폼 간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눈길을 끈다.
두 회사는 당장 비행 안전성 평가와 인프라 구축을 위한 공동 타당성 조사에 돌입한다. 실제 기체가 오갈 수 있는 노선을 그리는 작업이 핵심이다. 현재 검토 선상에 오른 곳은 관광 수요가 풍부한 제주도 주요 노선과 고양시를 포함한 수도권 도심 연결 구간이다. 단순한 기술 실증을 넘어 경관 관광과 도심 간 이동이라는 실질적인 수익 창출 모델을 염두에 둔 행보다.
서울에 본사를 둔 버티는 국내 AAM 생태계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항공기를 사들여 띄우는 단순 운항을 넘어 비행 운영과 항공 교통 관리, 이착륙장인 버티포트 운영까지 아우르는 통합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정부 지침에 맞춰 운영 절차 검증을 밟아왔으며, 한국 최초로 eVTOL 항공운항증명(AOC)을 거머쥐는 운영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향해 뛰고 있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버티가 내세운 '서비스형 AAM(AAM as a Service)' 비즈니스 모델이다. 고객사가 값비싼 기체를 직접 구매하고 거대한 초기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 없이 버티의 운영 역량과 네트워크를 빌려 쓰는 구조다. 2018년부터 항공기와 운영 시스템, 관련 자격 인력을 하나로 묶는 플랫폼을 다듬어 온 결과물이다. 현재 국토교통부가 주도하는 도심항공교통 상용화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며 현장 경험을 쌓고 있다.
버티와 손잡은 스카이드라이브는 일본 AAM 산업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기업이다. 2014년 프로토타입 시험을 시작해 2018년 공식 출범했다. 이듬해 일본 최초의 유인 eVTOL 비행에 성공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지난해 열린 2025년 오사카 엑스포 현장에서는 첫 상용 기체인 SKYDRIVE의 시연 비행을 무사히 마치며 대중적인 인지도를 크게 끌어올렸다. 앞서 2024년 3월부터는 스즈키 자동차의 공장 라인을 활용해 본격적인 기체 양산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두 회사가 시선을 두고 있는 2028년은 글로벌 AAM 시장의 중요한 분기점이다. 주요 기체 제조사들이 각국 항공 당국의 형식 증명을 마무리하고 실제 상업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예고한 시기다. 스카이드라이브 역시 이 시점에 맞춰 일본과 미국의 민간 항공 당국과 까다로운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한국 진출은 스카이드라이브의 거대한 글로벌 영토 확장 전략의 한 축이다. 이 회사는 이미 미국과 아랍에미리트,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호주, 대만 등 전 세계 주요 거점으로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남은 과제는 복잡한 항공 기체 인증 통과와 실제 이착륙장 부지 확보다. 스카이드라이브가 미국과 일본 당국의 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 버티가 국내의 빽빽한 도심 환경에서 버티포트 인프라를 성공적으로 연계해 낼 수 있을지가 2028년 한국 상용화 운항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