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함평의 고즈넉한 한옥과 무안의 넓은 황토 갯벌을 잇는 체류형 여행길이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냈다. 단순 스쳐 지나가는 단체 관광에서 벗어나 지역 민간 사업자들이 직접 운영하고 외지인이 최소 이틀 이상 머물며 지역의 감성을 소비하는 방식이다.
전남관광재단과 한국관광개발연구원은 ‘2026 남부권 로컬투어랩 소도시 여행권역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함평과 무안을 연계한 ‘남도노을여행’ 시범투어를 운영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26일부터 28일까지 2박 3일간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일반 관광객과 여행 분야 인플루언서 등이 참여해 코스별 상품성을 살폈다.
이번 투어는 올해 상반기 열린 ‘전남 소도시 연계 관광콘텐츠 실험 공모전’ 수상작을 실제 여행 상품으로 옮기는 과정이다. 당시 선정된 기획안들은 함평의 한옥·공예 자원과 무안의 갯벌·로컬 식문화를 결합해 관광객이 긴 호흡으로 지역에 머물 수 있도록 구상됐다.
첫날 함평 일정은 손 끝으로 만지는 공예와 생활문화 체험에 중점을 뒀다. 감 농장인 ‘행복이랑’과 목공방 ‘오도마’가 협력해 농장 내 노을 전망대에서 꽃차 시음과 함께 도예·목공 클래스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함평 들녘을 내려다보며 찻잔과 도마를 직접 만들었다.
이어 주포한옥마을로 이동해 돌담길을 걷고 노을을 감상한 뒤 ‘윤슬한옥’에서 항아리 바비큐로 저녁을 함께했다. 공방에서의 체험 활동이 자연스럽게 한옥에서의 숙박과 휴식으로 이어지는 동선이다. 이튿날에는 함평해수찜과 ‘대한민국 국향대전’ 축제 현장, 전통 5일장을 찾아 지역 먹거리와 휴식 문화를 경험했다.
둘째 날 이어진 무안 일정은 바다 자연과 감각적인 콘텐츠를 조합했다. 우비마을 도보투어에서는 못난이미술관과 마을 골목을 누비며 지역 예술가들의 흔적을 밟았다.
바닷가 숙소인 ‘하늘별바다’에서는 선셋 다이닝과 바다낚시, 웰니스 프로그램을 연계했다. 다음 날 아침 황토갯벌 맨발걷기와 족욕 프로그램으로 갯벌 자연을 몸으로 느꼈다. 유한회사 ‘매료’가 진행한 나만의 향 만들기 조향 클래스와 갯벌을 주제로 한 로컬 다이닝을 끝으로 전체 일정이 마무리됐다.
이번 투어가 가진 가장 큰 특징은 현지 민간 사업체들이 직접 협력 구도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함평과 무안의 자영업자 및 창작자들이 체험, 숙박, 식사 파트를 나누어 맡았고, 목포 지역 협의체인 ‘힐링아일랜드 섬투어’가 전체 참가자 모집과 운영을 총괄했다.
개별 사업자가 혼자 손님을 맞이할 때는 한계가ชัด했지만, 서로의 숙소와 식당, 체험장을 잇자 완성도 높은 2박 3일 관광 상품으로 작동했다. 공모전 상금 역시 일회성 포상에 그치지 않고 실제 프로그램 운영과 원자재 확보에 투입돼 실행력을 높였다.
전남관광재단과 1권역 사업을 총괄하는 한국관광개발연구원은 이번 현장 운용을 통해 얻은 이동 동선, 소요 시간, 체류 만족도 데이터를 분석할 계획이다.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의 적정 가격대를 산정하고 보완점을 수정해 정규 여행 상품으로 시장에 내놓을 방침이다.
한국관광개발연구원 관계자는 "공모전에서 발굴된 상상 속 아이디어를 현지 사업체들이 합심해 실전 여행으로 옮겨낸 값진 경험"이라며 "현장에서 도출된 동선 및 운영상의 과제들을 세밀하게 보완해, 지역 특색이 살아있는 대표 체류형 관광 상품으로 정착시키겠다"고 전했다.
한편 소도시 여행권역 육성사업 1권역은 목포를 거점으로 나주, 무안, 영광, 함평 등 5개 시군을 하나로 묶어 '남도노을여행'이라는 공동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다. 지역 관광 상권의 자생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사업자 간 협의체 활동과 상품 개발이 계속해서 이어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