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와 기후테크 현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 중구 온드림 소사이어티에서 열린 ‘기후테크 혁신 연합 2차 간담회’ 현장이다.
이날 자리는 정부가 지난 10월 7일 발표한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의 후속 세부대책을 공개하고 현장의 과제를 들으려 마련됐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과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직접 현장을 찾았고 한국전력공사, 한국수자원공사, 창업진흥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유관 공공기관 관계자들도 대거 참석했다.
한국기후테크협회 측에서는 김종규 회장(식스티헤르츠 대표·클린테크)을 필두로 김정빈 부회장(수퍼빈 대표·에코테크), 박용희 이사(소프트베리 대표·카본테크), 김혜연 이사(엔씽 대표·푸드테크), 박재필 이사(나라스페이스 대표·지오테크) 등 5대 영역을 대표하는 이사진이 집결했다.
정부가 이날 내놓은 ‘기후테크 혁신기업 육성방향’의 핵심은 전주기 지원이다. 아이디어와 초기 기술을 가진 기업이 실증과 사업화, 해외 진출까지 넘어져 쓰러지지 않도록 단단한 사다리를 놓겠다는 구상이다. 2030년까지 기후테크 혁신기업 1000개사와 예비유니콘 30개사를 키워낸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지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지원책도 윤곽을 드러냈다. 정부는 약 6000억원 규모의 전용 금융지원책을 가동한다. 사업화와 수출, R&D, 융자를 묶어 최대 5년간 100억원을 투입하는 패키지형 지원사업도 새로 만든다.
현장의 발목을 잡던 규제도 손본다. 기후테크 전용 규제특례를 도입하고, 법적 근거가 될 ‘기후테크산업육성법’ 제정을 추진한다. 공공조달 물량을 늘려 초기 판로를 열어주겠다는 약속도 보탰다.
분야별 맞춤 대책도 구체화됐다. 클린테크 분야는 공공 인프라를 활용한 실증 기회 확대와 시장 진입장벽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 카본테크는 탄소포집 기술제품 인증제 등 제도 정비와 R&D 공급망 참여를 돕는다. 에코테크는 순환경제 R&D 및 규제자유특구 신설이 추진된다.
푸드테크의 경우 친환경 포장재 개발과 지역 특화 연구지원센터·혁신 클러스터 조성을 뼈대로 잡았고, 지오테크는 데이터 활용 중심의 R&D와 공공 인프라 연계 사업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의 화려한 대책 발표가 끝난 뒤 마이크를 잡은 현장 대표들의 언어는 조금 더 직설적이었다. 단순한 보조금이나 대출 지원만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싸울 유니콘이 나오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김종규 회장은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이 나오려면 단순히 기술을 지원하는 단계를 넘어 수십조원 규모의 민간 시장이 실제로 만들어져야 한다"며 "기업 지원 정책과 함께 이들이 뛸 수 있는 시장을 어떻게 창출할 것인지에 대한 정부 차원의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김 회장은 이어 정부나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대형 기후 프로젝트에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춰줄 것을 건의했다. 아울러 관련 법안 제정과 규제 개선이 흐지부지되지 않도록 기후부와 중기부가 긴밀하게 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간담회는 클린·카본·에코·푸드·지오테크 등 기후테크 주요 분야의 대표 기업들이 협회 이사회라는 하나의 틀로 참석해 정부와 맞대면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협회는 이번 간담회에서 나온 현장 의견들이 일회성 건의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제도와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 부처와의 채널을 계속 가동할 계획이다. 기후테크 기술이 실증 단계에만 머물지 않고 실제 시장 창출과 사업화로 이어지도록 현장의 규제 걸림돌을 계속해서 발굴해 정부에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