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치하면 산재가 되고 방치하기엔 비용이 든다. 매일 모니터 앞에 앉아 꼬박 8시간 넘게 일하는 현대 직장인들의 고질병인 근골격계 질환을 두고 인사 담당자들이 맞닥뜨리는 고민이다. 기업 복지나 산업안전보건 차원에서 헬스장 회원권을 끊어주거나 일회성 이벤트를 열어보지만 정작 직원의 몸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회사 생산성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측정할 길이 막막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업 건강관리 시장의 허점을 데이터와 전문가 네트워크로 풀어온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정부의 대표적인 기술 지원 프로그램에 이름을 올렸다.
개인 및 기업 건강관리 전문기업 홈핏은 중소벤처기업부의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에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초기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이자 팁스 운영사인 씨엔티테크의 추천을 거쳐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검증받은 결과다. 홈핏은 향후 2년간 최대 8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받게 된다.
확보한 재원은 기업향 헬스케어 플랫폼의 고도화에 고스란히 투입된다. 단순히 운동 강사를 매칭해주는 단계를 넘어 임직원 개개인의 체형과 통증, 운동 이력을 데이터화하는 작업이 핵심이다. 홈핏은 이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개인 맞춤형 운동 처방을 내리는 동시에 기업 전체의 건강 성과를 한눈에 모니터링할 수 있는 대시보드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다.
직장인 건강관리는 이미 단순한 복리후생을 넘어 기업의 리스크 관리 영역으로 진입했다. 근골격계 부담작업을 수행하는 사업장은 정기적으로 유해요인 조사를 해야 하고 질환자가 발생하면 대체 인력 비용과 생산성 저하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홈핏이 대기업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산업안전보건 대응 및 건강복지 프로그램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었던 이유다.
현장 반응은 누적된 수치로 드러난다. 홈핏은 그동안 현장 지도를 맡을 2500명 이상의 검증된 전문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들이 현장에서 임직원들과 호흡하며 쌓아 올린 건강관리 운영 데이터만 21만회를 웃돈다. 어떤 직군이 어떤 부위의 통증을 주로 호소하는지, 주 몇 회의 운동이 실질적인 통증 완화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방대한 로우 데이터(Raw Data)를 손에 쥔 셈이다. 이번 팁스 R&D 자금은 파편화된 데이터를 인공지능(AI)과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자동화된 솔루션으로 가공하는 데 마중물이 될 전망이다.
대다수 가입형 임직원 복지몰 서비스가 낮은 이용률로 돈만 낭비하는 것과 달리, 홈핏은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와 데이터 피드백으로 지속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 왔다. 이번에 개발할 플랫폼은 임직원이 자신의 건강 상태 변화를 체감하게 만들고, 회사는 복지 비용의 지출 대비 효과(ROI)를 객관적인 지표로 확인하는 창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엄선진 홈핏 대표이사는 "그동안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치며 축적한 경험과 방대한 데이터는 임직원들이 건강관리에 재미를 붙이고 꾸준히 참여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며 "이번 팁스 선정을 발판 삼아 단순한 운동 매칭을 넘어 기업들이 임직원의 건강 자산을 가장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B2B 헬스케어의 표준 솔루션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