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농식품테크 분야 스타트업 20개사가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프리시드부터 시리즈 A 단계에 이르는 이들 기업은 16일 서울 코엑스 C홀에서 열린 ‘2026 글로벌 마켓 익스팬션 프로그램(GMEP)’ 데모데이에 참가해 현지 투자자와 사업 파트너들을 대상으로 각사의 기술력과 해외 진출 전략을 공개했다.
이번 데모데이는 국내 최대 규모의 농식품테크 전문 전시회인 'AFPRO 2026' 기간 중에 마련됐다. 현장에는 단순히 기술력을 자랑하는 자리를 넘어 실제 동남아시아와 중화권 시장으로의 판로 개척 가능성을 타진하려는 온도가 역력했다.
GMEP는 창업진흥원과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위탁하고, 싱가포르의 유력 농식품테크 액셀러레이터인 이노베이트360(Innovate 360)이 전담 운영하는 글로벌 스케일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해외 진출을 원하는 국내 스타트업들이 가장 겪기 쉬운 현지 파트너십 구축의 한계를 민관 협력 모델로 뚫어내겠다는 취지다. 선정된 기업들은 그동안 단순 현지 방문을 넘어 글로벌 투자자 연결, 일대일 비즈니스 매칭, 국가별 정밀 시장 정보 등을 제공받으며 기초 체력을 다져왔다.
올해 프로그램에 참여한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전통적인 농업이나 식품 제조의 틀을 벗어난 융합 기술이 주를 이뤘다.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기반의 생산 효율화 기술부터 현대인의 소비 트렌드를 겨냥한 헬스·웰니스, 지속 가능한 친환경 패키징, 유통 구조를 혁신하는 리테일 데이터 분석까지 다채로운 포트폴리오가 무대에 올랐다.
발표 무대에서는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한 딥테크 기업들이 주목받았다. 제조 및 품질 검사 공정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AI 비전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뉴로클이 대표적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케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 림피드도 글로벌 시장 확장 가능성을 제시했다.
유통 데이터 분석 영역의 혁신도 눈길을 끌었다. AI 기술을 활용해 까다로운 리테일 시장의 흐름과 소비자 행동 데이터를 정밀 분석하는 카티가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피칭했다. 쿳션은 현장 로봇들의 유기적인 연동을 지원하는 로봇 API 통합 플랫폼인 '피오노이드'를 선보이며 농식품 물류 및 자동화 공정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 현장 투자자들의 질문 세례를 받았다.
현장에서는 앞선 기수들의 실질적인 생존기와 성과도 공유됐다. 2025년 GMEP 프로그램을 거쳐 간 프리미엄 반찬 편집숍 플랫폼 도시곳간의 민요한 대표는 후배 창업가들 앞에서 성공적인 현지화 경험을 털어놨다. 민 대표는 "해외 진출 초기에는 현지 규제와 유통망 확보에 막막함이 컸지만,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 파트너들과 단단한 신뢰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며 "이를 발판 삼아 프로그램 참여 이후 싱가포르 현지에 실제 레스토랑 두 곳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농식품 시장은 학령인구 감소와 내수 침체로 성장의 한계령에 직면해 있다. 이 때문에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삼아 동남아 전역으로 뻗어가거나 대만과 상하이를 허브로 중화권 시장을 두드리려는 테크 스타트업들의 수요는 매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이노베이트360 등 해외 현지 전문기관이 밀착 마크하는 이번 프로그램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 까닭이다.
행사를 공동 주관한 기관 관계자들은 이번 데모데이가 단순한 일회성 발표 행사로 휘발되지 않도록 사후 관리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발표를 마친 20개 스타트업은 앞으로 싱가포르와 대만, 상하이 등 아시아 주요 거점 도시의 현지 벤처캐피탈(VC) 및 바이어들과 후속 밋업을 이어가게 된다. 해외 시장의 까다로운 진입 장벽을 넘기 위해 현지 대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 및 실증(PoC) 사업 연계도 단계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