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최근 제8차 특별성과 포상금 심의위원회를 열고 뛰어난 수사 실적과 제도 개선 성과를 거둔 우수 사례 20건을 선정해 총 1억84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심의에서는 범죄자 검거 실적뿐만 아니라 민생 현장에서 국민이 겪는 문제를 발굴해 관계 부처 협업으로 제도를 개선한 정책 사례들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고 포상금인 1500만원은 대규모 암표 사범을 수년 동안 추적해 구속한 수사팀과 자살시도자·정신질환자를 위한 일시보호센터 도입을 이끈 정책 담당자들에게 돌아갔다.
암표 단속 분야에서는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 사이버범죄수사2대 김춘중 경장 등 3명이 1500만원의 포상금을 받는다. 이들은 2018년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약 8년간 매크로 프로그램과 타인의 계정을 이용해 공연 및 스포츠 경기 입장권 8967매를 싹쓸이한 뒤 재판매해 24억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챙긴 전문 암표 업자 A씨를 구속했다.
수사의 출발점은 공공기관 데이터 분석에서 나온 한 줄의 이상 거래 현황이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제출한 확인 자료에서 한 판매자가 불과 3개월 동안 1900만원 상당의 티켓 69건을 판매한 정황을 포착한 수사팀은 온라인 거래 플랫폼 내 거래 내역과 통신 자료를 교차 분석해 피의자 A씨의 신원을 특정했다.
이후 과거 8년간의 거래 내역 전체로 수사를 확대해 장기간에 걸친 범행 규모를 전부 밝혀냈다. 수사팀은 A씨가 암표 판매 수익으로 아파트 1채와 상가 2채를 매입한 정황을 확인하고, 상가와 예금 채권 등 13억원 상당의 재산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를 완료했다.
김춘중 경장은 "단 69건의 의심 거래에서 시작해 8년간 이어진 대규모 암표 판매의 실체를 밝혀낸 성과"라며 "어떤 사건이든 끝까지 책임지고 수사하라는 격려로 받아들이고 책임감 있게 수사에 임하겠다"고 소회를 전했다.
경찰청은 다가오는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경기장 주변 현장 암표 단속을 한층 강화하는 한편, 매크로를 악용한 온라인 암표 거래에 대해서도 엄정 대처할 방침이다.
범부처 협업으로 자살시도자와 정신응급 대상자를 위한 '일시보호센터' 도입을 주도한 경찰청 범죄예방정책과 조태현 경감과 김양효 경위 역시 1500만원의 포상금을 받게 됐다.
일시보호센터는 자살시도자나 정신질환자를 일정 시간 안전하게 보호하며 전문가가 상태와 위험도를 평가한 뒤 의료기관이나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계하는 전담 인프라다. 그동안 경찰관직무집행법 제4조에 자살시도자 등을 보호한 뒤 '공공구호기관'에 인계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었으나, 법 제정 후 45년 동안 현장에서 작동할 전민 구호기관이 부재했다. 이 때문에 입원 치료가 시급하지 않은 대상자의 경우 지구대나 파이프치안센터에서 보호한 뒤 보호자에게 단순 인계할 수밖에 없어 동일 신고가 반복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경찰청 범죄예방정책과는 지난해부터 보건복지부, 소방청, 지자체 등 관계 기관을 설득하며 보호 체계 개편을 추진했다. 이러한 노력 결실로 일시보호센터 설립 안안이 정부 자살예방 정책 종합계획에 최종 반영됐다. 이에 따라 오는 2027년부터 전국 5개소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이 시작될 예정이다.
조태현 경감은 "자살시도자를 현장에서 일시적으로 보호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관계 기관의 전문성을 결합한 체계가 필요했다"며 "보건복지부와 지자체, 소방이 문제 의식에 공감하면서 일시보호센터 추진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다양한 분야의 우수 사례가 포상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카자흐스탄 현지 조사 및 공조 작전으로 한국인 스캠 조직원 19명을 일망타진하고 송환(전원 구속)한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이종만 경감팀과 경찰청 국제공조1과 정훈진 경감 등이 포상금 1000만원을 받는다.
금융위원회·금융정보분석원(FIU)과 협업해 로맨스스캠 등 신종 스캠 범죄 이용 계좌에 대한 거래정지 제도를 도입한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통합대응단 신세일 경위팀도 1000만원의 포상을 받게 됐다. 해당 제도 시행 한 달 만에 범죄 발생 건수는 40%, 피해액은 5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을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6개 부처 협업으로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제도'를 전개해 1777건의 자진신고를 이끌어낸 경찰청 청소년보호과 유혜미 경위팀, 중소기업 대상 랜섬웨어 암호해독 기술을 자체 개발해 296만개 데이터를 복구하고 15만개 기업의 추가 피해를 막은 사이버테러대응과 옥경환 경위팀도 각각 1000만원의 포상금 대상자로 선정됐다.
약 4조7000억원 규모의 불법 도박 사이트 및 성착취물 유포 사이트를 운영한 피의자 2명을 구속한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조승노 경감팀, 미국 우주항공·위성통신 기업에 수출하던 위성장비 제조 기술을 유출해 부정 사용한 일당 6명을 검거하고 범죄수익금 194억원을 추징보전한 경기남부경찰청 안보수사과팀 역시 우수 성과로 인정받았다.
국민 추천으로 선정된 사례도 있다. 지난 8월 거제시 아파트 지하 침수 당시 고립된 신고자와 '보이는 112' 영상 통화를 22분간 유지하며 침착하게 대피를 안내해 목숨을 구한 경남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오현묵 경사에게는 500만원의 포상금이 수여된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국민이 현장에서 직접 체감할 수 있는 탁월한 성과를 낸 경찰관들을 적극 발굴하고 격려해 성과 중심의 조직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