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년 전 제주 해안가에서 심각한 외상을 입은 채 발견됐던 붉은바다거북 한 마리가 긴 치료와 보호 과정을 마치고 다시 고향 바다로 돌아간다.
해양수산부는 제주 해안에서 구조돼 약 7년간 전문 치료를 받아온 붉은바다거북을 10월 15일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광치기해변에서 자연으로 돌려보낸다고 14일 밝혔다.
이 바다거북이 사람들의 눈에 띈 것은 지난 2019년 8월 27일이다.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해안가에서 좌초된 상태로 발견될 당시 거북의 상태는 처참했다. 폐그물과 낚시 도구 등에 얽히면서 왼쪽 상완부 뼈가 노출됐고 오른쪽 어깨 근육과 식도까지 크게 손상돼 있었다. 심한 빈혈 증세까지 겹쳐 자칫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구조 직후 거북은 해양동물 전문 구조·치료기관으로 지정된 아쿠아플라넷 제주로 이송됐다. 이후 수의사와 사육사들의 집중 치료가 시작됐다. 손상 부위 봉합과 함께 반복적으로 재발하는 염증을 제거하기 위해 진행된 수술만 모두 7차례에 달한다.
치료 과정에서는 국내 바다거북 치료 역사상 처음으로 특수 장비를 활용한 음압 치료법이 동원되기도 했다. 음압 치료는 상처 부위에 음압을 가해 삼출물을 흡입하고 혈류량을 늘려 조직 재생을 촉진하는 방식이다.
치료가 늘 순탄치만은 않았다. 오랜 기간 수조에서 생활하며 어깨와 목 부위 염증이 재발해 고비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2월 마지막 수술을 통해 남아 있던 염증 조직을 완전히 제거하는 데 성공했고, 이후 빠르게 기력을 회복하면서 마침내 바다로 돌아갈 준비를 마쳤다.
방류 장소로 선정된 성산읍 광치기해변은 7년 전 거북이 처음 구조됐던 장소와 인접한 곳이다. 모래사장의 경사가 완만해 거북이 스스로 헤엄쳐 바다로 나아가기에 적합한 지형을 갖췄다. 해수부는 자연 복귀 과정에서 거북이 느낄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위성 추적 장치나 개체 인식표는 별도로 부착하지 않기로 했다.
해양생물 보호 전문가들은 야생 바다거북이 심각한 부상을 입고 7년이라는 장기 치료를 거쳐 성공적으로 자연에 복귀하는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간이 바다에 남긴 쓰레기로 부상을 입었지만, 다시 인간의 정성 어린 간호 끝에 생태계로 돌아가는 셈이다.
서정호 해양수산부 해양정책실장은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부상 입은 바다거북의 회복을 위해 헌신해 준 수의사와 사육사 등 관계자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라며 "바다로 돌아간 붉은바다거북이 야생에서 건강하게 살아가길 바라며, 조난되거나 부상 입은 해양동물의 구조와 치료, 자연 복귀로 이어지는 생물 보호 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