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가 구글 딥마인드, 유럽분자생물학연구소 산하 유럽생물정보학연구소(EMBL-EBI) 등 글로벌 연구기관 연합과 손잡고 2800여 개 바이러스의 단백질 복합체 3D 예측 구조를 전격 공개했다. 관련 데이터는 전 세계 연구자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알파폴드 데이터베이스(AlphaFold Database)'에 등록됐다.
이번에 구축된 데이터셋은 단백질의 3차원 접힘 입체 구조를 예측하는 구글 딥마인드의 AI 모델 '알파폴드2(AlphaFold2)'를 통해 추론됐다. 여기에 엔비디아의 바이오 분야 AI 플랫폼인 '바이오니모 인퍼런스 런타임(NVIDIA BioNeMo Inference Runtime)' 최적화 기술이 더해지면서 수천 개 바이러스 프로테옴에 대한 대규모 추론과 단백질 복합체 구조 분석이 한층 빠르게 이뤄졌다.
단백질 구조 파악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의 한계도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기존 실험 방식인 단백질 결정화나 X선 회절 분석은 단 하나의 3차원 구조를 규명하는 데만 수년의 시간과 수천 달러의 비용이 소요됐다. 반면 엔비디아의 GPU 가속 워크플로와 결합한 알파폴드2는 단 몇 분 만에 수천 개의 단백질 서열을 대량 처리하며 예측 결과를 도출해 낸다.
엔비디아는 이번 연구에 활용된 GPU 가속 기반 '바이오니모 구조 예측 파이프라인(BioNeMo Structure Prediction Pipeline)'도 오픈소스로 풀어놓았다. 이를 활용하면 외부 연구진 역시 자체적으로 보유한 표적 단백질 서열 데이터에서 실시간으로 3D 입체 구조를 예측해 볼 수 있다.
주목할 점은 데이터의 정밀도와 희소성이다. 이번에 추가된 단백질 상호작용 형태 중 약 30%는 실험 기반의 기존 대표 데이터베이스인 '프로테인 데이터 뱅크(Protein Data Bank)'에도 전혀 기재된 적이 없는 새로운 형태다. 연구팀은 일반 감기 바이러스부터 엠폭스(Mpox) 등 신종 위협 바이러스에 이르기까지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바이러스 계열 전반을 체계적으로 훑어 분석을 진행했다. 예측 결과마다 신뢰도 수치를 함께 제시해 연구 효율을 보장한 점도 특징이다.
이번 글로벌 협력 프로젝트에는 감염병대비혁신연합(CEPI), EMBL-EBI, 구글 딥마인드, 엔비디아, 스위스 생물정보학연구소, 글래스고대학교를 비롯해 국내 연구진인 서울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가 대거 이름을 올렸다. 데이터가 대거 업데이트되면서 알파폴드 데이터베이스가 확보한 예측 단백질 및 단백질 복합체 수는 2억 6000만 개 이상으로 불어났다.
바이오 업계에서는 단백질이 단독으로 기능하기보다 여러 분자가 결합한 '복합체' 형태로 작동한다는 점에 주목해 왔다. 이 복합체의 표면 구조나 결합 부위는 바이러스의 체내 침투를 차단하는 치료제나 백신을 설계할 때 직결되는 핵심 목표물이 된다.
공개된 3D 구조 데이터는 디지털 생물학 및 질병 연구자들이 바이러스 진단 키트, 항바이러스 치료제, 차세대 백신 개발 시 가설을 세우고, 고신뢰도 데이터 위주로 실험실 검증 작업을 이어나가는 데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진입 장벽이 낮아짐에 따라 인프라가 부족한 연구 환경에서도 신종 감염병 대응 연구에 곧바로 착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