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그립을 운영하는 그립컴퍼니가 중국 저장성 하이닝시와 손잡고 크로스보더 라이브커머스 협력을 추진한다.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이 나오는 가운데 해외 현지 생산 기지와 직접 채널을 연결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포석이다.
하이닝시는 중국 내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피혁과 모피 산업 도시다. 최근 중국 정부 주도로 패션 라이브커머스 기지로 지정되면서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진행 중이다. 현지 제조 공장과 라이브 스트리머를 다이렉트로 연계해 디지털 판매망을 전 세계로 넓히겠다는 게 이들 도시의 구상이다.
중국의 패션 제조 인프라와 한국의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운영 노하우를 결합하려는 움직임은 이미 구체화됐다. 하이닝시 민관합동대표단은 15일 그립컴퍼니 판교 본사를 직접 찾았다. 현장에는 김한나 그립컴퍼니 대표이사와 하이닝시 정부 및 지역 기업 관계자 등 10여명이 참석해 실무 협력 방안을 주고받았다.
양측이 머리를 맞댄 핵심 의제는 국내 소비자들이 그립 앱을 통해 하이닝시의 패션의류 상품을 실시간으로 구매할 수 있는 직구 인프라 구축이다. 하이닝시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는 의류 상품을 플랫폼에 다이렉트로 입점시키고 현지에 그립 전용 라이브커머스 센터를 아예 구축하는 방안이 심도 있게 다뤄졌다. 중간 유통 마진을 걷어내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이미 중국계 커머스 플랫폼들의 공세로 격변기를 맞고 있다. 초저가를 무기로 한 단순 상품 나열식 커머스에 맞서, 그립컴퍼니는 예능형 콘텐츠와 크리에이터의 소통력을 결합한 라이브 방송으로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단순히 중국 물건을 떼다 파는 것이 아니라 현지 방송 운영까지 직접 통제하며 품질과 배송 신뢰도를 관리하겠다는 의도도 읽힌다.
이번 협력이 안착하면 그립에서 활동하는 국내 소상공인과 크리에이터들의 상품 소싱 영역도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동대문 시장 등에 의존하던 패션 의류 소싱처를 중국 최대 패션 단지로 다각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콘텐츠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사용자는 고품질의 피혁·모피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만나는 구조다.
양측은 이번 판교 본사 미팅을 시작으로 구체적인 입점 절차와 물류 테스트 일정을 조율할 계획이다. 관건은 해외 직구 특유의 통관 절차 간소화와 전용 라이브 센터의 빠른 완공이다. 중국 지방 정부가 직접 움직이는 만큼 현지 행정 지원 속도는 빠를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김한나 그립컴퍼니 대표이사는 "중국 최대 패션 제조 도시인 하이닝시의 우수한 상품력과 우리의 커머스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실험"이라며 "현지 공장에서 출발해 라이브 방송을 거쳐 한국 소비자 안방으로 이어지는 크로스보더 커머스의 밸류체인을 단단하게 다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