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하 주차장 내 전기차 화재는 골칫거리다. 한번 불이 붙으면 배터리가 순식간에 열폭주 상태에 빠져 고온 폭발로 이어지는 특성 탓이다. 기존 소방 시설이나 가시광선 기반 연기 감지기는 이미 불길이 크게 치솟거나 연기가 자욱해진 뒤에야 작동해 초기 대응 골든타임을 놓치기 일쑤였다.
최근 밀폐된 지하 공간에서 전기차 화재 위험성성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화재 발생 전 배터리의 미세한 열과 가스 변화를 감지해 위험을 미리 알리는 기술 실증이 본격화하고 있다.
AI 영상분석 및 화재 감지 솔루션 기업 시티아이랩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주차장에서 선택형 복합센서 기반 전기차 화재 예측·감지 시스템의 실증 운영을 진행하고 있다고 8월 4일 밝혔다.
이번 실증은 기존 화재 감지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기차 배터리의 이상 징후를 초기에 빠르게 잡아내는 능력을 다각도로 검증하기 위해 기획됐다.
핵심은 다중 센서 결합 구조다. 설치 환경이나 감지 목적에 맞게 열화상 센서, 가시광 카메라, 오프가스(Off-Gas) 센서를 단독으로 쓰거나 하나로 조합해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상세 감지 메커니즘을 살펴보면, 차량 하부 바닥면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는 배터리팩 주변의 미세한 온도 변화를 실시간으로 추적한다. 천장에 달린 일반 가시광 카메라는 AI 영상 분석을 바탕으로 화면 내 연기와 불꽃의 발생 여부를 즉각 판별한다.
특히 눈길을 끌어당기는 장치는 오프가스 센서다. 오프가스는 전기차 배터리가 이상 열폭주에 진입하기 직전, 내부 셀이 파열되며 외부로 유출되는 가스 형태의 화학적 물질이다.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거나 눈에 보이는 연기·불꽃이 치솟기 이전에 발생하는 극초기 이상 징후다. 이 가스 성분의 농도 변화를 알아채 화재 발생 자체를 사전에 예방하거나 초동 조치 시간을 버는 원리다.
시스템 내부에는 엣지 디바이스 기반의 AI 분석 아키텍처를 이식했다. 현장에 설치된 단말기 자체에서 수집된 영상과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 연산·분석한다.
서버나 외부 클라우드로 대용량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지연을 없애기 위한 방식이다. 네트워크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주차장 현장에서 즉각적인 경보와 연동 장치가 동작할 수 있어 처리 속도와 시스템 안정성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시티아이랩은 이번 실증에서 각각의 센서를 개별 운영할 때와 여러 센서를 함께 결합해 운용할 때의 감지 정확도, 반응 속도, 오작동률을 다각도로 비교 분석하고 있다.
실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기후 상황과 건축 구조를 반영한 알고리즘 고도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주차장 실증이 안정적으로 마무리되는 대로 공동주택 단지, 대형 쇼핑몰, 상업시설 주차장 등 민간 및 공공 대형 주차 공간으로 공급망을 대폭 확장할 계획이다.
정종우 시티아이랩 대표는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늘면서 주차장 내 화재 안전망 구축은 소방 보건 및 건물 관리 분야의 핵심 과제가 됐다"며 "이번 복합센서 기반 AI 감지 시스템을 통해 열폭주 이전 단계에서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는 차세대 화재예방 표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