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활동하는 비원어민 직장인들에게 업무용 음성 입력 도구는 늘 아쉬움이 남는 영역이었다. 영어를 기본 바탕으로 학습된 대형 AI 음성 모델들이 아시아계 이용자의 특유의 억양이나 한국어·중국어·일본어가 뒤섞이는 '코드스위칭(언어 혼용)'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서다. 메신저나 이메일을 보낼 때 탭 한 번으로 음성을 텍스트로 바꾸려 해도 오탈자가 수두룩해 결국 손으로 다시 수정해야 하는 번거로운 일이 되풀이됐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AI 보이스 인터페이스 스타트업 엘레브톡(ElevTalk)이 이러한 아시아권 직장인들의 페인 포인트를 겨냥해 초기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엘레브톡은 프리시드(Pre-Seed) 라운드 투자를 마무리했다고 8월 7일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베이스벤처스와 이오스튜디오가 공동 조성한 패트리어트펀드를 비롯해 샤오샤오펀드(Xiaoxiao Fund), 바이두 창립 멤버 출신 엔젤 투자자 등이 참여했다.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엘레브톡이 개발 중인 서비스는 어떤 애플리케이션에서든 한 번의 탭으로 사용자의 음성을 알아듣고 정확한 텍스트로 전환해 주는 업무용 AI 음성 인터페이스다. 단순히 음성을 자막으로 받아 적는 수준을 넘어 번역과 문장 교정, 표현 개선까지 한꺼번에 처리하도록 설계됐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성능 지표다. 회사가 실시한 자체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엘레브톡의 한국어 문자오류율(CER)은 1.55%, 중국어는 2.25%를 기록했다. 글로벌 주요 받아쓰기 도구인 '위스퍼 플로우(Wispr Flow)'나 '타입리스(Typeless)'의 정확도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특히 한국어의 경우 위스퍼 플로우 대비 오류율을 약 24%나 낮췄다.
이 같은 정확성을 무기로 별도의 마케팅 자금을 집행하지 않고도 입소문만으로 1,000명 이상의 초기 유료·핵심 사용자를 모았다. 실리콘밸리에 거주하는 한국계 및 중국계 창업가, 투자자, 엔지니어들이 초기 반응을 이끌었다.
사용자들의 집착도 역시 빠른 속도로 올라가는 모습이다. 핵심 이용자층은 주 5일 이상 서비스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으며, 헤비 유저의 경우 하루 평균 4,000단어 이상을 음성으로 받아 적고 있다. 초기 17% 수준이던 주간 활성 사용자(WAU)의 차주 재방문율도 최근 50% 선까지 급상승했다.
창업진의 이력도 주목받는다. 엘레브톡은 북경대 수학과 동문인 조지 다이(George Dai) 대표와 밥 푸(Bob Fu)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뜻을 모아 설립했다. 조지 다이 대표는 맥킨지를 거쳐 중국 대형 AI 음성 기업에서 전략을 총괄하고 교육 스타트업을 성과 있게 이끈 연쇄 창업가다. 밥 푸 CTO 역시 중국 현지 AI 스타트업에서 100만 명 이상이 쓰는 AI 서비스를 직접 설계했던 인물이다.
실제로 밥 푸 CTO는 범용 거대언어모델(LLM)이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아시아 언어의 음성 인식과 억양 차이, 낮은 지연 시간(Latency) 확보를 자사 기술의 핵심 차별점으로 꼽는다. 실제 업무 현장에서 쌓이는 실시간 억양 데이터와 교정 피드백이 누적될수록 기존 범용 플랫폼이 따라오기 힘든 기술적 진입장벽이 구축된다는 설명이다.
엘레브톡은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투입해 미국 내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계 전문직 커뮤니티로 사용자 접점을 빠르게 늘릴 계획이다. 아시아 주요 언어권 음성 인식 성능을 고도화하고 번역 알고리즘을 듬듬히 다져 글로벌 비원어민 직장인들의 필수 업무 생산성 툴로 자리매김한다는 구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