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오·헬스케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기술력 못지않게 중요해진 분야가 바로 임상과 규제 대응이다. 독보적인 후보물질이나 기술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초기 단계부터 정교한 임상 전략을 세우지 못하거나 복잡한 인허가 문턱을 넘지 못해 이른바 '데스밸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투자시장 경색으로 바이오 스타트업에 대한 잣대가 한층 엄격해지면서, 기술의 완성도뿐만 아니라 실제 사업화 및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할 임상 검증 역량이 투자 유치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초기 투자기관이자 벤처스튜디오 전문 기업인 더인벤션랩과 임상·인허가 전문 CRO(임상시험수탁기관) 비앤피랩이 손을 잡았다. 유망 바이오·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초기 단계부터 공동 발굴하고, 기술 검증과 후속 투자까지 전주기 지원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이다.
김진영 더인벤션랩 대표와 임화경 비앤피랩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협약은 각 사가 보유한 핵심 역량을 묶어 바이오·신약 및 생명공학 분야 초기 기업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더인벤션랩은 그동안 IT, 플랫폼, 딥테크 등 다양한 분야의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액셀러레이팅(육성)해 온 벤처스튜디오다. 최근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로 투자를 확지하는 과정에서 단순 자금 공급을 넘어 실질적인 사업화와 임상 성과를 이끌어낼 전문 파트너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비앤피랩은 바이오·의약품 및 의료기기 분야의 임상시험 설계, 국내외 규제기관 인허가 대응, 글로벌 진출 전략 수립 등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CRO다. 임상 단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변수를 사전 차단하고, 식약처 등 규제 당국의 기준에 맞춘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강점을 갖고 있다.
두 회사의 협력은 초기 바이오 기업에 가장 절실한 두 가지 축, 즉 '자금'과 '임상 검증'을 동시에 제공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더인벤션랩이 초기 기업 발굴 및 투자, 액셀러레이팅을 담당하고, 비앤피랩은 선발된 기업의 기술 타당성 검토와 임상시험 승인(IND), 임상 전략 수립, 인허가 컨설팅 등 실무 검증을 전담한다.
투자 유치와 임상 준비를 별개로 추진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초기 투자 시점부터 인허가와 상용화 가능성을 함께 검증함으로써 스타트업의 시행착오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투자 여건이 악화된 시장 상황도 이번 협약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자금줄이 마른 바이오 스타트업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명확한 임상 데이터와 규제 승인 성과가 필수적이다. 더인벤션랩은 초기 투자에 그치지 않고 성장 단계 기업을 위한 후속 지원 체계도 함께 다지기로 했다.
이를 위해 더인벤션랩은 최근 '그로스캐피탈' 사업팀을 신설했다. 초기 단계를 지난 우수 바이오 스타트업이 끊김 없이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후속 투자 기회를 발굴하고, 스케일업 자금을 연계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번 협력으로 초기 단계 스타트업 발굴부터 임상 검증, 인허가 대응, 후속 투자 유치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이 완성되면, 바이오 분야 창업팀의 성장 속도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진영 더인벤션랩 대표는 "바이오 스타트업은 임상과 인허가라는 높은 벽을 넘어야 비로소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며 "CRO 전문성을 갖춘 비앤피랩과의 협력을 통해 투자 기업들의 사업화 위험을 낮추고, 초기부터 성장 단계까지 안정적으로 자금과 솔루션을 지원하는 생태계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