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이 단순 기술 개발을 넘어 실제 현장 양산과 상업용 공급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용 칩 경쟁과 별개로, 제조 현장이나 로봇, 의료 기기 등 단말 단에서 직접 AI를 구동하는 엣지 컴퓨팅 수요가 급증하면서 온디바이스 AI 반도체의 실질적인 매출 전환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국산 팹리스 스타트업 딥엑스는 14일, 자체 개발한 초저전력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DX-M1’의 본격 양산 1년 만에 글로벌 시장에서 총 77건의 상업용 구매주문(PO)을 수주했다고 발표했다.
회사에 따르면 2025년 8월 DX-M1 양산 물량을 출하한 이후 한국을 포함해 미국, 중국, 유럽, 대만, 홍콩, 일본, 싱가포르, 인도 등 10여개 주요 국가 및 지역에서 확보한 누적 수주 금액은 1300만달러를 넘어섰다.
주문 속도도 눈에 띄게 빨라지는 추세다.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최근 4개월 사이에만 48건의 구매주문이 집중됐다. 양산 초기 시범 테스트를 진행하던 글로벌 고객사들이 실제 제품 탑재를 확정 짓고 본 주문으로 전환하면서 전체 누적 주문 건수의 60% 이상이 최근 몇 달 사이에 몰린 셈이다. 해외 시장에서 발생한 매출 비중 역시 전체의 절반을 넘겼다.
DX-M1은 수 와트(W) 수준의 낮은 전력 소비로도 고성능 AI 연산을 처리하도록 설계된 M.2 모듈 형태의 반도체다. 데이터센터 연결 없이 기기 자체에서 실시간 영상 분석과 데이터 처리를 수행해야 하는 산업 환경을 타깃으로 삼았다.
현재 이 칩은 로보틱스, 스마트팩토리, 드론, 의료 AI, 영상감시 시스템, 엣지 컴퓨팅 등 총 8개 핵심 산업 분야의 기기에 탑재되어 유통되고 있다. 공장 자동화용 제어 장치나 의료용 진단 기기처럼 발열과 전력 소모에 민감하면서도 실시간 반응 속도가 중요한 분야에서 양산 검증을 마쳤다는 점이 연이은 수주로 이어졌다는 평이다.
글로벌 유통망 구축 작업도 단계를 밟아왔다. 현재 회사는 27개 글로벌 반도체 전문 유통 파트너사들을 비롯해 50여개에 달하는 하드웨어 및 모듈 제조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글로벌 판매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
글로벌 엣지 AI 시장은 엔비디아의 젯슨(Jetson) 시리즈 등이 오랫동안 시장을 점유해 왔으나, 고비용과 높은 발열 문제로 인해 이를 대체할 전력 효율성 높은 칩셋에 대한 수요가 누적되어 왔다. DX-M1의 이번 상업적 수주 성과는 엔지니어링 샘플 제공 단계를 넘어 해외 제조사들의 공급망에 실제 진입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양산 실적을 바탕으로 후속 제품 개발도 가속화하고 있다. 딥엑스는 기존 DX-M1의 연산 효율과 처리 속도를 향상시킨 차세대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DX-M2' 개발을 추진 중이다. 차세대 라인업을 통해 단순 영상 감시나 소형 로봇을 넘어 복잡한 피지컬 AI 및 대규모 엣지 서버 시장까지 대응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김녹원 딥엑스 대표는 "양산 첫해에 글로벌 시장에서 실질적인 상업용 PO를 연이어 확보한 것은 당사의 온디바이스 AI 기술력이 글로벌 현장 기준을 충족했음을 뜻한다"며 "27개 유통 파트너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더욱 늘려가는 동시에 차세대 DX-M2 개발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