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마다 반복되는 조류인플루엔자(AIV)는 농가의 경제적 피해를 넘어 변이 바이러스의 인체 감염 우려까지 낳는 신종 감염병의 주요 원인이다. 기존 백신 개발 방식은 바이러스가 유행한 뒤 이에 맞춰 항원을 찾는 후행적 구조여서, 빠른 변이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치명적인 한계를 안고 있었다.
동물용 의약품 개발 전문 기업 바이오드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변이 바이러스에 미리 대응하는 차세대 백신 개발에 들어간다. 회사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하는 '2026 초격차 스타트업 프로젝트'의 AX(AI 전환) 컨소시엄 과제 주관기업으로 최종 선정됐다.
이번에 선정된 사업의 핵심은 '생성형 AI 기반 조류인플루엔자 백신 설계 AX 플랫폼 개발'이다. 변이 가능성이 높은 바이러스의 구조를 AI로 예측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범용 항원을 사전에 설계하는 차세대 백신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과제 수행을 위해 산·학·연을 아우르는 전문 컨소시엄이 꾸려졌다. 주관기업인 바이오드가 전체 기술 개발과 향후 사업화 전략을 총괄하며, AI 전문 기업인 주영바이오가 단백질 언어모델(PLM) 기반의 AI 알고리즘 개발을 담당한다.
국가독성과학연구소(KIT)는 컨소시엄의 효율적 운영과 연구 지원을 맡고, 전북대학교가 산출된 백신 후보 물질의 전임상 효능 검증을 전담하는 구조다.
연구의 핵심은 바이오드가 축적해 온 바이오 기술과 주영바이오의 AI 역량을 하나로 결합하는 데 있다. 바이오드는 3세대 바이러스 백신으로 불리는 재조합 마렉병 바이러스(HVT) 플랫폼과 3세대 유전자 가위 기술인 CRISPR/Cas9 체계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주영바이오의 단백질 언어모델 기술이 더해진다.
구체적으로는 AI 알고리즘이 바이러스의 변이 패턴을 학습·분석해 미래에 출현할 가능성이 높은 범용 항원 구조를 먼저 설계한다. 이후 바이오드의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해 해당 항원을 HVT 백신 벡터의 특정 위치에 정밀하게 삽입, 실제 백신 후보 물질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이 같은 데이터 기반 백신 설계 방식이 완성되면 백신 개발에 걸리는 기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의 바이러스 분리 및 항원 탐색 과정에 수개월에서 수년이 소요되던 것과 달리, AI 분석을 통해 초기 후보 물질 도출 기간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바이오 산업 전반에서는 전통적인 젖은 연구실(Wet-lab) 방식의 임상실험에 AI 기반의 건식 연구(Dry-lab)를 접목하는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 중이다. 이번 과제 역시 동물용 의약품 분야에서 단순 연구개발을 넘어 데이터 중심의 백신 제조 생태계로 전환하는 시도로 평가받는다.
강민 바이오드 대표는 "이번 과제를 통해 기존의 백신 개발 한계를 극복하고 데이터 중심의 백신 개발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글로벌 동물용 의약품 시장에서 확실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