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레이어1 블록체인 수이(Sui)의 운영사인 수이 재단이 AI 학습 데이터의 출처 증명 프로토콜 ‘DATA 네트워크’를 전격 인수하며 기술 생태계 통합에 나섰다.
수이 재단은 데이터 재단(옛 스토리)의 블록체인 인프라인 DATA 네트워크에 3천만 달러(약 4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투자로 수이 재단은 초기 개발사인 PIP랩스와 데이터 재단의 자체 보유 지분을 넘어서는 최대 지분 보유자로 올라섰다.
이번 결정을 통해 DATA 네트워크와 데이터 출처 등록 레지스트리인 ‘트레이스(Trace)’는 수이 기술 스택으로 전면 편입된다. 수이가 그동안 AI 워크로드를 위해 구축해온 인프라 레이어 위로 권리가 확보된 실시간 AI 학습 데이터가 직접 공급되는 구조다.
무결성 증명을 기록하는 수이의 데이터 플랫폼 ‘월러스(Walrus)’는 데이터 재단이 운영하는 모든 애플리케이션의 기본 스토리지 레이어로 지정됐다. 이와 함께 DATA 네트워크는 수이 체인 위에서 구동되는 네이티브 프로토콜로 전환 작업을 추진한다. 독립 체인으로 운용되던 기존 네트워크는 통합 업그레이드가 끝나는 대로 운영을 마칠 예정이다.
글로벌 AI 업계는 최근 심각한 데이터 병목 현상에 직면해 있다. 공개 인터넷에 떠도는 텍스트와 이미지 데이터는 이미 대부분 수집이 완료된 데다, 최근 유럽연합(EU)의 AI법 시행과 학습 데이터를 둘러싼 저작권 소송이 잇따르면서 출처 증명과 이용자 동의 여부가 데이터 조달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프론티어 AI 모델 구축에 필요한 핵심 데이터는 더 이상 공개 웹이 아닌 사람들의 실제 삶 속에 존재한다. 의료 현장에서 간호사가 작성한 기록, 차량 블랙박스 영상, 공장 기술자의 정비 기록, 다양한 국적의 고객 상담 내역 등 개인이 생성한 현실 데이터(Real World Data)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데이터는 개인의 소유권과 법적 규제가 얽혀 있어 명확한 출처 관리 없이는 활용이 불가능하다.
데이터 재단이 지난 6월 선보인 온체인 레지스트리 트레이스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됐다. 데이터의 출처와 사용 권리를 기록하고 제공자에게 대가를 정산하는 구조다. 출시 이후 트레이스에는 2억5천만 건이 넘는 기여 데이터가 등록됐으며, 하루 평균 300만 건 이상의 정산 영수증을 처리하고 있다.
15억 건 이상의 AI 학습 데이터를 온보딩 중인 자발적 참여형 데이터 마켓플레이스 클레드를 비롯해 누모, 오토 등 다양한 글로벌 애플리케이션들이 트레이스를 기반으로 구동 중이다. 이들 플랫폼이 수집한 데이터는 이미 세계적 AI 연구소와 로보틱스 기업들에 공급되고 있다.
수이 인프라와의 결합으로 출처 보증과 위변조 탐지 기능은 한층 정교해질 전망이다. 기존 트레이스 레코드는 파일이 등록된 시점만 증명하는 한계가 있었으나, 월러스와의 통합을 통해 기여된 원본 파일의 암호화된 불변 사본을 보관할 수 있게 됐다. 메타데이터에 의존하지 않고 실제 데이터에서 레코드 해시를 다시 생성해 전체 처리 과정을 검증하는 방식이다.
통합 과정에서 기존 토큰인 $DATA는 수이 기반 DATA 프로토콜 토큰으로 1:1 전환된다. 기존 보유자의 경제적·거버넌스 권리와 락업, 베스팅 일정 등은 변경 없이 그대로 이전된다.
수이와 월러스 개발에 참여한 미스틴랩스의 아데니이 아비오둔 공동창립자 겸 CPO는 "AI 산업은 이제 공개 인터넷 데이터 수집 단계를 넘어섰다"며 "수이와 월러스는 규제 기관이 요구하는 동의와 출처 증명을 갖춘 데이터를 대규모로 처리할 수 있는 유일한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안드레아 무토니 데이터 재단 CEO는 "수이와의 협력으로 감사 기록뿐 아니라 암호화된 참조 파일 저장까지 가능해졌다"며 "향후 AI 모델 평가와 파인튜닝을 위한 검증 가능한 신뢰 실행 환경(TEE) 제공까지 인프라를 확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스토리 공동창업자인 이승윤 의장은 지난 6월 데이터 재단 경영권을 안드레아 무토니 CEO에게 위임한 데 이어, 계열사 AI 데이터 인프라 포세이돈 CSO 겸 이사회 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의장은 포세이돈에서 피지컬 AI 데이터 사업을 총괄하는 동시에 수이 재단 전략고문을 겸임하며 양사 간 기술 협력을 측면 지원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