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가 지난 10년간 이어온 다원예술 공모 프로그램 ‘플랫폼엘 라이브 아츠 프로그램 10’을 마무리하고, 공모를 통해 선보인 작품 중 최우수작으로 손영은 작가의 ‘루머(Rumors)’를 선정했다. 심사는 다원예술 매체의 특성을 감안해 창의성과 실험성, 작품 완성도와 함께 작가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종합 평가해 진행했다.
최우수작으로 뽑힌 루머는 네덜란드 온실에서 상업용으로 재배되는 장미를 관찰하는 것에서 시작한 작품이다. 센서와 카메라, 각종 알고리즘이 생육 조건을 정밀하게 통제하는 현대의 환경을 탐구했다. 분홍빛 LED 조명 아래 365일 내내 여름을 유지하는 장미 재배 환경을 전시장에 옮겨놓고, 겹겹이 쌓인 꽃잎의 구조를 조명과 의상의 레이어, 실시간 카메라의 시선 층위로 넓혀 표현했다.
정교하게 짜인 질서 안에서 예측할 수 없는 변수로 움직이는 작가의 퍼포먼스는 시스템 내부의 미세한 균열을 건드렸다. 규격화된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전부 치환될 수 없는 감각과 정서의 영역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관객이 자연스럽게 퍼포먼스에 참여하도록 유도한 구성과 함께 아날로그 설치물, 실시간 미디어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엮어 동시대의 쟁점을 효과적으로 다룬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손영은 작가에게는 창작지원금 1000만원과 함께 향후 후속작을 발표할 수 있는 공간이 지원된다. 후속작은 오는 2027년 플랫폼엘 무대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단발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작가의 지속 가능한 창작 활동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지난 8월 8일부터 9월 3일까지 진행된 PLAP10 현장은 장르를 넘나드는 실험적 무대의 연속이었다. 노오경 × 홍경화 현대무용단, 블랙 렉탱글, 세악, 손영은, 신희정, 애체, 코드세시 등 총 7팀이 참가해 각자의 시선으로 현대 사회의 단면을 풀어냈다.
참여 작가들은 키네틱 인스톨레이션부터 라이브 코딩, 모션 트래킹 기반 VR, 이머시브 프로젝션, 현대음악과 무용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매체를 아우르며 작품을 선보였다. 단순히 연출된 무대를 제공하는 방식을 넘어 작가들이 기획 단계부터 아카이빙, 홍보, 콘텐츠 제작, 최종 발표까지 전 과정을 센터와 긴밀히 협력하도록 구성했다. 작품의 맥락을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연계 프로그램도 현장에서 병행됐다.
기존 참여 작가에 대한 연속적인 지원 결실도 확인됐다. 지난 9월 2일 열린 ‘플랫폼 라이브’ 무대에서는 2025년 PLAP 최우수작으로 선정됐던 코드세시가 후속 지원을 통해 다듬은 신작 ‘그대로 그리고 그것 때문에 존재함’을 초연했다. 센터 개관 10주년 기념 행사와 맞물린 이날 무대에는 300여 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플랫폼엘 측은 지난 10년 동안 PLAP 프로그램이 과감한 예술적 시도를 이어가는 작가들의 자유로운 실험실이자 관객과 만나는 통로 역할을 해왔다고 전했다. 앞으로도 단순 발표 공간을 넘어 연구와 제작, 발표까지 아우르는 지원 체계를 이어가며 다원예술을 접할 수 있는 저변을 넓혀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