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Anthropic)이 자사 주식의 상당 부분을 출연해 공익을 위한 전용 기금을 꾸린다. 주주들의 승인을 거쳐 앤트로픽 주식의 5%를 기금에 먼저 배정하고, 향후 기업 가치가 일정 수준 이상 오를 때마다 추가로 지분을 더해 전체 주식의 약 20%를 공익 목적에 묶어둔다는 구상이다.
그간 회사는 공익법인으로서 AI 안전성 연구와 해석 가능성 검증, 생의학 응용 연구 등을 자체적으로 소화해 왔다. 비영리기관이나 과학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자사 AI 모델 클로드(Claude) 이용료를 할인해 주는 방식도 병행했다. 다만 이러한 활동들은 영리 조직 안에서 추진되는 태생적 한계가 있었다.
새롭게 출범하는 ‘앤트로픽 퍼블릭 베네핏 Fund(Anthropic Public Benefit Fund)’는 회사 울타리를 넘어 보다 과감하고 유연한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기 위해 설계됐다. 전통적인 비영리단체들에 대한 대규모 재정 지원이나 특정 취약 계층을 직접 돕는 프로젝트 등이 기금을 통해 실행될 수 있는 후보군으로 꼽힌다.
특히 급격한 AI 기술 발전이 노동시장에 미칠 충격도 기금이 다룰 주요 과제로 지목됐다. AI가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이면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에게 고용 불안정을 안겨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미 관련 대응에 2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한 회사는 이번 기금을 통해 더 넓은 시야에서 노동 구조 변화에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기금의 조직 형태다. 일반적인 공익 비영리 법인인 501(c)(3) 대신 회사가 전액 소유하는 유한책임회사(LLC) 형태로 꾸려진다. 다양한 형태의 자금 집행을 유연하게 소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다만 이 LLC가 쥐고 있는 앤트로픽 지분은 정치적 로비나 선거 기부 등에는 일절 쓰이지 않는다.
이번 조치로 공익을 위해 따로 배정된 회사의 지분 규모는 전체의 5%에서 향후 성과에 따라 20% 선까지 불어나게 됐다. 기업 가치가 설정된 기준선 대비 50%씩 뛸 때마다 이사회 권한으로 2%의 지분이 추가로 기금에 편입되는 구조다.
창업 멤버들이 초기 약정한 지분 기부와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매칭 그랜트 방식의 기부 프로그램까지 더하면 회사의 공익적 자산 규모는 더욱 커진다. 앤트로픽 측은 향후 몇 달 안에 기금의 구체적인 지배구조와 지분 추가 출연의 기준이 될 가치평가 산정 방식을 차례로 공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