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업용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치명적인 걸림돌은 충전 시간에 따른 영업 손실이다. 1시간 가까이 걸리는 급속 충전 대기 시간은 주행 거리가 길고 상시 운행을 해야 하는 택시나 화물차 기사들에게 곧바로 소득 감소로 이어진다. 고가의 배터리 가격 때문에 초기 차량 구입 부담이 크고, 장기 운행 시 발생하는 배터리 성능 저하와 고장 위험도 개인이 전부 떠안아야 하는 구조다.
상용 전기차 에너지 플랫폼 스타트업 피트인이 정부 주도의 대형 지원 프로그램에 이름을 올리며 교체형 배터리 인프라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피트인은 금융위원회와 관계 중앙부처가 추진하는 '혁신 프리미어 1000'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소관 제조·모빌리티 분야 기업으로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선정은 단순히 아이디어 단계의 기술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 쌓아 올린 상용 운영 실적과 데이터가 핵심 평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고가의 배터리 소유권을 차량에서 분리하고, 이를 10분 안팎에 교체해 주는 구독형 서비스(BSS)의 모델 혁신성과 시장성을 정부 차원에서 인정받은 셈이다.
피트인은 2026년 7월 기준 경기도 안양 스테이션을 통해 4개 법인택시회사의 전기택시 37대에 배터리 교체 구독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미 하반기 7대 추가 도입 예약이 끝나 초기 안양 거점의 수용 용량이 모두 찬 상태다. 여기에 개인 전기택시 약 310대가 멤버십 충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누적 배터리 교체 및 충전 실적은 1만회를 넘어섰다.
안양에서 검증을 마친 피트인은 인천 부평구에 2호 스테이션을 만들고 있다. 부평 스테이션은 하루 최대 200대의 배터리 교체를 처리할 수 있는 대형 거점이다. 2세대 자동 교체 시스템을 비롯해 지능형 로봇, 태양광 발전 설비,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한 친환경 통합 플랫폼 형태로 구축된다.
현대자동차 책임연구원 출신인 김세권 피트인 대표는 단순한 배터리 교체를 넘어 전력 수급 및 데이터 관리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낮 시간대 태양광으로 발전한 전력을 배터리에 충전하고, 차량 운행 패턴과 전력 단가, 배터리 잔여 수명, 교체 수요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전력을 공급하는 '피트인 스테이션 OS'를 자체 개발 중이다. 영국 옥토퍼스에너지의 크라켄 시스템처럼 에너지 생산부터 저장, 충전, 운영을 하나로 묶는 에너지 통합 관리 플랫폼을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전국 약 2만대 수준인 LPG 법인택시의 전기차 전환을 우선 타깃으로 삼고 있다. 내년부터는 목적기반차량(PBV) 기반의 전기화물차로 대상을 넓히고, 향후 항만 트레일러와 고속버스 등 대형 상용차 영역까지 교체형 인프라를 확장할 계획이다. 향후 자율주행 택시가 보급되면 기사 없이 차량 스스로 스테이션에 들어와 배터리를 교체하고 나가는 자동화 충전 설비가 필수적이라는 판단도 깔려 있다.
피트인은 현재 약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 유치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이번에 확보되는 자금과 '혁신 프리미어 1000' 선정을 통한 정책금융·투자 연계 혜택은 인천 2호 스테이션 완공과 기술 고도화, 전국 주요 거점 확보에 투입될 예정이다.
김세권 피트인 대표는 "이번 선정은 배터리 소유권 분리와 교체형 구독 모델의 혁신성, 그리고 실제 고객과 데이터를 통해 확인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인천을 시작으로 전국 거점을 확대하고 자율주행 시대에 필요한 상용 전기차 인프라 체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