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시장 조사가 점차 고도화되는 가운데, 대규모 언어모델(LLM)이 생성해낸 가상 소비자의 답변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특허 기술이 나왔다.
디지엠유닛원은 LLM 기반 가상 소비자, 이른바 '합성 페르소나'의 설문 응답 일관성을 확보하고 그 결과를 실제 사람 조사와 비교해 보정하는 기술을 지식재산처에 특허 출원했다고 2일 밝혔다. 출원 명칭은 '합성 페르소나의 응답 생성 장치 및 그의 동작 방법'(출원번호 제10-2026-0207242호)으로, 총 16개 청구항을 포함하고 있다.
최근 상품 기획이나 마케팅 현장에서는 신제품 콘셉트와 가격대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빠르게 파악하기 위해 AI 가상 응답자를 활용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그러나 LLM 특성상 프롬프트 문구나 질문 순서가 미세하게 달라지면 답변이 널뛰는 일관성 부재가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를 막기 위해 목표 점수나 답변 방향을 미리 지정하는 방식도 쓰이지만, 이는 가상 응답자가 스스로 판단한 결과라기보다 주어진 지침을 그대로 출력하는 한계에 봉착한다.
디지엠유닛원이 이번에 출원한 기술은 두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하나는 가상 응답자에게 목표값이나 정답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동일한 기준과 관점으로 답변을 내놓도록 유도해 응답 안정성을 높이는 알고리즘이다. 다른 하나는 동일한 설문 문항을 실제 사람에게도 진행해 AI의 응답 데이터와 맞대어 본 뒤, AI 조사의 신뢰도를 측정하고 수치를 다듬는 보정 프로세스다.
이 기술은 자사 마켓 인텔리전스 솔루션 'Raven's Nest(레이븐스 네스트)' 내 '디지털 트윈 실험실' 모듈에 탑재됐다.
디지털 트윈 실험실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인도, 베트남, 싱가포르, 프랑스, 벨기에, 브라질, 엘살바도르 등 10개국 1000만 건 규모의 가상 인물 데이터를 표본으로 보유하고 있다. 해당 프레임워크는 엔비디아가 국가별 인구통계 구조를 반영해 공개한 합성 인구 데이터셋 'Nemotron-Personas'를 기반으로 설계됐다.
이 모듈을 활용하면 연령과 성별, 지역, 직업 등 타깃 조건에 맞춘 가상 응답자 그룹을 곧바로 구성할 수 있다. 이후 A/B 테스트 형태의 제품 콘셉트 비교, 구매 의향 조사, 가격 민감도 측정(PSM), 속성 조합별 선호도를 따지는 컨조인트 분석 등 다양한 설문 실험을 진행한다.
현장 실무에서의 활용 형태는 다각도로 쪼개진다. 상품 기획자는 초기 아이디어 단계에서 가상 그룹을 대상으로 반응이 엇갈리는 콘셉트와 고객층을 미리 걸러낸 뒤 실전 소비자 조사의 타깃을 좁히는 용도로 쓴다.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 브랜드 마케터의 경우, 동일한 제품 기획안을 국가별 가상 페르소나에 투입해 현지 반응의 차이를 1차로 훑어보고 본조사를 투입할 국가를 선정할 수 있다.
학술 연구자나 시장조사 기관 리서처 역시 본조사 표본을 설계하거나 문항 오류를 잡는 파일럿 테스트 단계에서 이 시스템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시제품 제작 전 가설 검증이 시급한 스타트업 창업자나 서비스 UX 리서처에게도 사전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
공급 방식은 단순 플랫폼 이용에 그치지 않는다. 디지엠유닛원은 Raven's Nest 자체 솔루션 제공 외에도 고객사 자체 브랜드로 바꿀 수 있는 화이트 라벨링 방식과, 외부 서비스에 AI 조사 기능을 이식할 수 있는 솔루션 라이선스 형태로도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기구 구축형이나 기존 IT 시스템 내 연동을 희망하는 기업 수요를 반영한 조치다.
회사 관계자는 "AI 가상 조사는 사람 조사를 아예 대체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한 본조사를 언제 어떤 표본에게 집행해야 효율적인지 판단을 돕는 가이드에 가깝다"며 "이번 출원 명세서에 실제 사람 조사와의 대조 및 보정 절차를 명시한 것 역시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권혁태 디지엠유닛원 대표는 "AI 가상 응답자가 실무와 연구에 쓰이려면 답이 그럴듯한 것보다 같은 조건에서 같은 판단을 내리는 것이 먼저"라며 "상품기획자와 연구자가 실제 조사에 들어가기 전에 무엇을, 누구에게 물을지 정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기술은 지식재산처 심사를 거쳐 최종 등록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앞으로 실제 시장 조사 데이터를 추가 확보하며 검증 작업을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