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재정 중심으로 움직이던 벤처투자 시장에 연기금과 금융권, 민간 기업의 자금을 대거 끌어들이기 위한 새로운 모태펀드 플랫폼이 첫발을 뗐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투자는 13일 서울 마포구 스타트업벤처 캠퍼스(SVC 서울)에서 LP성장펀드 출범식을 열고 연기금, 금융권, 산업계와 함께 1조 원 규모의 벤처펀드 조성에 나선다고 밝혔다.
출범식과 함께 열린 3분기 모태펀드 정책포럼에서는 그간 재정 마중물 공급 역할에 머물렀던 모태펀드를 민간 자본과 벤처 생태계를 잇는 차세대 투자 플랫폼으로 고도화하겠다는 구상이 공유됐다.
이번 펀드는 다양한 출자기관(LP)의 특성에 맞춰 자펀드 및 모펀드 방식의 투트랙 출자 구조를 적용했다. 우선손실충당이나 풋옵션(Put Option) 같은 인센티브 제도를 장착해 출자 장벽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성과는 출여금 성격의 기관 유입으로 나타났다. 민간 출자기관 18곳이 총 3,400억 원을 대기로 한 가운데 국민체육진흥기금, 공급망안정화기금, 한국수출입은행, KMI한국의학연구소, 극동물류그룹 등 5개 기관이 이번을 계기로 최초로 벤처투자조합 출자 대열에 합류했다.
모태펀드는 여기에 1,700억 원을 더해 민관 합동으로 약 5,100억 원 규모의 1차 출자 재원을 우선 형성한다. 이후 운용사 모집과 추가 민간 자금을 연계해 최종적으로 약 1조 원 규모의 자펀드를 완성할 계획이다.
정부 재정 투입 비중도 대폭 낮췄다. 과거 모태펀드 출자사업에서 재정 비중이 보통 60%에 달했던 것과 달리, 이번 LP성장펀드에서는 재정 출자 비중을 20% 수준으로 조율하고 민간 자금 비중을 80%까지 올려 재정 승수효과를 노렸다.
투자 분야도 구체화했다. 한국수출입은행과 BNK금융그룹 컨소시엄이 합류해 1,100억 원 규모의 방산 특화 펀드를 결성한다. 산업계에서는 네이버, 효성, GS 등 주요 대기업을 비롯해 선익시스템, 극동물류그룹, 태화그룹 등이 참여해 AI, 뷰티, 바이오, 방산 등 분야에서 2,500억 원 이상의 오픈이노베이션 펀드를 조성한다. 대기업 및 중견기업이 보유한 자산과 스타트업의 기술력을 잇는 형태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글로벌 대체투자 시장 흐름을 짚으며, 벤처펀드가 장기 자산배분 수단으로 안착하려면 벤치마크 지표 제공과 내부 평가·보고 체계 정비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은 "정부는 단순히 마중물을 대는 공급자 역할에서 나아가 축적된 국가자본을 모험자본으로 흐르게 만드는 '모태펀드 2.0'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포럼에서 제기된 현장 목소리를 수렴해 차세대 벤처투자 플랫폼으로서 모태펀드의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P성장펀드는 14일 첫 출자사업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운용사 선정 절차에 들어간다. 올해 4분기 내 운용사 정리를 마치고 펀드 결성을 마무리한다는 일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