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SDS가 경북 구미시에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짓는다. 제조 현장의 디지털 전환과 로봇 자동화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 인프라를 확보하고, 영남권 첨단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다.
회사 측은 구미시 공단동 1만4천평 부지에 ‘구미 AI 데이터센터’를 착공하고 본격적인 건립 일정에 들어갔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시설은 초기 전력 용량 60MW 규모로 들어서며, 늘어나는 AI 수요에 발맞춰 향후 최대 120MW까지 단계적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본 설계를 마쳤다. 지난 8월 말 구미시로부터 착공 승인을 받아 공사를 진행 중이며 오는 2028년 말 준공을 목표로 삼았다.
이번 데이터센터 건립은 삼성이 지난 7월 경남 진주 경상국립대에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를 통해 발표한 영남권 투자 계획의 첫 실체적 결실이다. 당시 삼성은 영남 지역을 글로벌 피지컬 AI 혁신 클러스터로 육성하기 위해 60조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그룹 차원에서는 제조 AI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 거점별 역할을 나눈 상태다. 구미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AI 데이터센터를 담당하며, 울산은 전고체 배터리, 부산은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 및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거제는 최첨단 고부가가치선 건조를 각각 맡는다.
새로 들어설 센터는 고성능 GPU 서버에서 발생하는 전력 소비와 발열을 잡는 데 기술적 역량을 모았다. 삼성SDS가 지난 30년간 쌓아온 데이터센터 운용 노하우를 녹여 전력 인프라와 핵심 설비를 이중화하고 비상전원 체계를 다졌다.
열 제어에는 공냉식과 수냉식을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쿨링 방식을 도입한다. 네트워크나 스토리지 등 발열이 비교적 적은 일반 서버 구역에는 공냉식을 적용하고, 고밀도 GPU가 집중된 랙 공간에는 물을 순환시켜 직접 열을 식히는 수냉식을 맞춤형으로 배치한다.
다양한 전력 밀도의 랙 운영을 고려한 설계 구조도 눈에 띈다. 향후 등장할 초고전력 랙까지 탄력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가변적 환경을 미리 구현했다.
삼성SDS는 자체 GPU 인프라를 구축해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고객사가 직접 GPU 장비를 반입해 운영하는 코로케이션 사업도 병행한다.
시설 구축이 마무리되면 삼성 관계사들이 속도를 내고 있는 제조 RX(로보틱스 전환) 사업에도 상당한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제조 현장 내 정밀 작업 로봇의 AI 모델 학습이나 방대한 데이터 시뮬레이션 같은 고성능 컴퓨팅 연산을 든든히 받쳐줄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 규모 역시 상당하다. 삼성SDS는 이미 지난 1월 신규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해 4273억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했으며, 경상북도 및 구미시와 3자간 양해각서를 맺고 행정적 기반을 마련해왔다.
이준희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은 "AI는 기업의 일하는 방식과 산업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가 실제 성과로 연결되려면 방대한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튼튼한 기반 인프라가 필수적이며, 구미 센터가 그 핵심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이어 "축적된 센터 운용 노하우와 클라우드·AI 기술력을 모아 신뢰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하겠다"며 "지역 산업 생태계 발전과 제조 현장의 AX 혁신을 이끄는 것은 물론 고객에게 최적의 AI 풀스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