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순히 불량품을 솎아내는 수준에 머물던 제조 현장의 검사 시스템이 공정 전체를 제어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현장 숙련공의 육안과 감에 의존하던 품질 판단을 수치화하고, 이를 설비 제어 데이터와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제조 AI 전문기업 뉴놉이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 주관 '2026 경기 스마트제조 AX·DX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우수상인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상을 받았다. 이번 공모전은 제조 현장에 뿌리내린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DX) 기술의 실질적 성과, 타 사업장 확산 가능성을 평가해 우수 기업을 정하는 자리였다.
이번 수상에서 뉴놉은 KBI동양철관의 철강 프레스 공정에 구축한 '비전(Vision) AI 기반 철강 프레스 공정 품질 측정 및 데이터화' 기술을 높게 평가받았다.
기존 제조 품질 관리 방식은 제품 생산이 끝난 뒤 불량 여부를 판별하는 데 집중됐다. 그러나 불량품을 걸러낸다 해도 왜 그런 문제가 생겼는지 원인을 찾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현장 데이터와 품질 검사 결과가 서로 분리되어 운영된 탓이다. 원재료 특성 차이, 설비 미세 진동, 작업 당시 환경 변화 등 변수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결국 베테랑 작업자의 경험에 의존해 문제를 해결하곤 했다.
뉴놉은 센서, 카메라, PLC(설비제어장치) 등 현장의 수많은 데이터를 하나로 묶는 방식을 택했다. 공정 데이터와 품질 검사 데이터를 실시간 연계해 품질 변동을 일으키는 핵심 원인을 AI로 추적하는 구조다.
KBI동양철관에 적용된 프레스 공정이 대표적이다. 철강 프레스 작업장은 고온과 분진, 강한 진동이 이어져 대형 구조물의 위치나 형상을 정밀하게 측정하기 까다로운 환경이다. 특히 제품 각도와 곡률은 최종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지만, 그간 작업자 개인 숙련도에 따라 판정이 갈리는 경향이 있었다.
이 회사는 카메라 기반 비전 AI를 들여와 제품 위치와 각도, 곡률 등을 정밀하게 수치화했다. 추출한 측정값은 설비 제어의 핵심인 PLC 데이터와 즉시 연동되도록 설계했다. 작업자가 감으로 잡던 제품 상태를 객관적 숫자로 확인하고, 설비 보정 작업에 바로 반영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숙련자의 경험치를 데이터로 변환하면서 작업자 개인 차이에 따른 품질 불균형도 대폭 줄었다. 축적된 데이터는 향후 특정 제조 조건과 품질 결과 간의 상관관계를 다각도로 분석하는 기초 자산으로 활용된다.
철강 공정 외에 소재·화학, 알루미늄, 섬유 등 타 제조업종으로의 확장성도 이미 검증을 거쳤다.

화학·소재 분야에서는 니트로셀룰로오스(NC) 멤브레인 제조 시 원재료 배합 비율과 공정 조건을 데이터화했다. 목표로 하는 물성을 얻기 위해 필요한 최적의 제조 레시피를 AI가 역으로 추천해 주는 방식이다. 알루미늄 공정에서는 PLC 설비 데이터를 분석해 공정 변수와 최종 품질 간 관계를 도출, 품질 예측 알고리즘을 구현했다. 섬유 및 재봉 공정에서는 스티치 간격이나 대형 제품의 대칭성, 색상 차이 등을 수치 데이터로 바꾸는 기술을 선보였다.
공정 특성과 적용 산업은 제각각이지만 지향점은 동일하다. 산재된 현장 데이터를 연결해 품질 변동 요인을 알아내고, 공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만드는 일이다.
뉴놉은 현장별로 쌓아온 데이터 수집 및 분석 노하우를 발판 삼아, 산업군 전반에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한 공통 제조 AI 모듈을 넓혀갈 계획이다. 품질 기준 설정 단계부터 데이터 수집, 원인 분석, 예지 보전, 제조 조건 최적화로 이어지는 통합 AI 파이프라인을 고도화한다는 구상이다.
강성봉 뉴놉 대표는 "현장에서 단순히 불량이 났다는 사실만 아는 것으로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어떤 공정 조건이 품질에 영향을 미쳤는지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숙련자의 경험과 현장 데이터를 연동해 실제 공정을 바꾸는 AI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며 "철강을 비롯해 국내 중소 제조기업들이 품질 경쟁력을 실질적으로 높일 수 있도록 기술을 지속해서 다듬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