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조업체의 복잡한 견적 및 영업 행정 업무를 자동화하는 미국 스타트업 포지포인트(Forgepoint)가 980만달러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프라이머리 벤처 파트너스(Primary Venture Partners)와 안드레센 호로위츠의 가속기 프로그램인 a16z 스피드런(a16z speedrun)이 공동으로 이끌었다. 여기에 오픈AI, 브렉스, 버셀, 소파이의 주요 임원 및 관계자들이 개인 엔젤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제조 현장에서 견적 산출 작업은 오랫동안 대표적인 병목 구간으로 꼽혀왔다. 기계 가공이나 주조, 금속 가공 같은 주문 제작형 제조업체에서는 고객사로부터 견적 요청서(RFQ)가 들어오면 수많은 도면 사양을 일일이 확인하고 자재비, 공임, 가공 시간을 따져 가격을 매겨야 한다.
이 과정에서 숙련된 엔지니어나 견적 담당자가 단순 이메일 확인과 자료 분류, 데이터 입력 같은 행정 업무에 수많은 시간을 빼앗기면서 정작 본업인 기술 검토나 가격 결정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포지포인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내부 영업 담당자 역할을 하는 에이전트 '프랭크(Frank)'를 개발했다.
프랭크는 제조업체 이메일 계정을 부여받아 수신된 견적 요청과 첨부 도면, CAD 파일, 자재 명세서(BOM)를 분석한다. 누락된 도면 사양이나 수량 정보가 발견되면 구매자에게 먼저 연락해 내용을 확인한 뒤 각 공장의 가공 특성과 자재 원가 모델에 맞춰 예비 견적 초안을 작성한다.
이 과정에서 기술적·상업적 최종 판단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프랭크가 작성한 초안을 담당 엔지니어나 영업 책임자가 검토해 승인 버튼을 누르면, 회사 양식에 맞춘 최종 견적서가 고객에게 발송된다. 이후 후속 연락과 가격 책정 배경, 이메일 히스토리를 데이터베이스 및 전산 시스템(ERP·CRM)에 자동으로 남기는 작업까지 소화한다.
제품은 각 업체의 독자적인 운영 규칙을 원활하게 학습하도록 설계됐다. 금속 서비스센터에서는 자재 목록과 절단 길이를 카탈로그와 대조해 고객별 단가와 재고를 확인하고, 주조 및 도금 공장에서는 도면의 공차나 마감재 사양을 정확히 파악해 엔지니어에게 넘기는 식이다.
도입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포지포인트는 프랭크 정식 출시 후 불과 6개월 만에 연간반복매출(ARR) 100만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현재 수백 명의 엔지니어와 영업 담당자가 매주 시스템을 활용 중이며, 고객사의 월간 견적 처리량은 평균 30% 늘어났고 견적 작성에 드는 시간은 55% 이상 줄었다.
업계에서는 숙련 직원의 퇴사로 생기는 일종의 '노하우 유출'을 막아주는 효과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숙련된 견적 담당자의 경험이나 개인적인 예외 처리 방식은 직원이 이직하면 그대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 프랭크는 견적 과정의 모든 의사결정 근거와 이메일을 보존하기 때문에 공장의 고유 가격 책정 자산이 그대로 회사에 남게 된다.
포지포인트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으로 프랭크의 기능을 대폭 개선하고 주요 ERP 시스템과의 연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다이나믹스 365 비즈니스 센트럴 등 주요 제조업용 ERP와의 API 연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엔지니어링 및 개발 인력 채용도 확대한다.
회사 측은 향후 견적 업무에 그치지 않고 자재 조달, 발주 관리 등 제조 분야 전반의 백오피스 행정 업무로 AI 적용 영역을 늘려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