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자산이 일상 속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법정화폐 연동형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그동안 가상자산을 통한 결제는 거래 속도와 수수료 문제, 그리고 기존 금융권의 승인 및 정산 인프라와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는 기술적 격차가 장애물로 꼽혀왔다.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 자회사 람다256이 여신금융협회 및 국내 9개 카드사와 손잡고 추진해 온 ‘카드업권 스테이블코인 공동 개념검증(PoC)’을 마쳤다.
이번 기술 실증 프로젝트는 기존 카드사가 보유한 회원 관리, 가맹점 네트워크, 결제 승인, 정산,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등 방대한 금융 인프라를 스테이블코인 환경에 접목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추진됐다.
테스트 범위는 스테이블코인의 단순 발급이나 송금에 그치지 않았다. 코인의 발행과 분배는 물론 실제 상거래에서 발생하는 결제 승인, 취소, 환불, 최종 정산까지 카드 결제의 전 과정을 망라했다.
정부나 지자체의 정책지원금 제공, 카드포인트의 스테이블코인 전환 활용 가능성도 검증 항목에 포함됐다. 금융권에서 가장 민감하게 보는 온체인 자금세탁방지(AML)와 이상거래탐지 체계까지 실증 대상에 들어갔다.
람다256은 자체 디지털자산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 ‘스코프(SCOPE)’와 온체인 컴플라이언스 플랫폼 ‘클레어(CLAIR)’를 핵심 기반으로 활용했다. 이를 카드사들의 복잡한 실무 요건과 기존 시스템에 맞춰 연동 체계를 구현해냈다.
기술 인프라 단에서는 블록체인 트랜잭션 생성과 전송, 수수료 개념인 가스비 처리, 거래 상태 추적, 장애 발생 시의 대응 프로세스가 다듬어졌다. 카드사가 블록체인 노드를 직접 운영하거나 생소한 온체인 기술을 전면 도입하지 않더라도, 기존 업무 규칙과 결제 화면을 유지하면서 블록체인 결제를 처리할 수 있는 구조다.
역할 분담 역시 기존 금융 시스템의 주도권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설정됐다. 카드사가 이용자 화면 구성, 결제 승인, 가맹점 정산 정책 등 사업 운영의 최종 책임과 주도권을 가져가고, 람다256은 하단에서 온체인 기술의 실행과 규제 준수를 위한 기술 구조화를 전담하는 방식이다.
공동 플랫폼 형태의 표준 모델 외에, 각 카드사의 고유한 정책과 업무 프로세스에 맞춘 전용 시스템 구축 가능성도 이번 검증을 통해 확인됐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결제망을 흡수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관련 법제화 논의와 맞물려 지급결제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금융권과 가상자산 기술기업의 이번 공동 실증은 향후 법적·제도적 기반이 마련됐을 때 카드사들이 곧바로 상용화 서비스에 나설 수 있는 기술적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정의정 람다256 대표는 "이번 PoC를 통해 카드업계가 스테이블코인 결제와 정산 생태계에 참여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기술적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며 "검증 과정에서 고도화한 솔루션을 바탕으로 향후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국면에서도 카드업권이 결제와 유통, 정산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술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