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예술 영역에 깊숙이 침투하면서 저작권 침해와 무단 학습에 대한 사회적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AI 기술을 창작이 아닌 문화 자산의 투명한 연결에 집중한 플랫폼들이 첫선을 보였다.
AI 네이티브 프로덕션 스튜디오 마테오에이아이스튜디오의 자회사 크릭스에이아이(CREXAI)는 ESG 경영 활동의 일환으로 개발한 문화예술 플랫폼 3종의 웹 및 앱 베타 서비스를 10월 12일 동시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베일을 벗은 서비스는 미술 분야 ‘콜리(colly)’, 도서 분야 ‘일록(illog)’, 공연예술 분야 ‘스케네(skene)’다.
이번 프로젝트는 최근 AI 기술이 창작자의 영역을 침범하고 불투명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시선에 대해, AI 전문 기업이 스스로 대안적 활용법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세 서비스는 설계 단계부터 철저히 데이터의 신뢰성과 투명성에 초점을 맞췄다. 가격이나 광고, 특정 판촉 활동이 순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철저히 공개 데이터만을 활용한다. 서비스 내 모든 화면에는 원문 출처를 명확히 표기하며, 수집된 데이터에 빠진 값이 있더라도 AI가 임의로 추정치를 채워 넣지 않는 엄격한 원칙을 적용했다.
AI가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하거나 글을 대신 써주는 방식이 아니라, 이미 공공 영역에 존재하는 검증된 문화 자산을 사용자와 정밀하게 연결해 주는 매개체로만 AI 기술을 쓰는 셈이다.
크릭스에이아이 정면영 대표는 "AI가 순수 예술 분야에 진입할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기대가 아닌 불신이다. 무단 학습과 출처 없는 생성, 창작자 권리 침해 같은 이슈들이 AI 예술이라는 개념 자체를 어둡게 만들어 왔다"며 "이러한 부작용을 외면하지 않고 ESG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대신 공적으로 존재하는 문화 자산을 검증된 1차 출처와 함께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는 데 AI를 활용한다"고 강조했다.
세 플랫폼은 미술관에서 보는 것, 책으로 읽는 것, 무대에서 보는 것 등 문화예술을 즐기는 세 가지 핵심 축을 각각 담당한다.
미술 플랫폼 '콜리'는 전 세계 미술관의 디지털 아카이브를 하나로 묶은 글로벌 아트 서비스다. 현재 110개 이상 도시, 300곳의 미술관과 8천 명 이상의 작가, 108만 점에 달하는 작품 데이터를 단일 인터페이스에서 다룬다. 구글의 SigLIP과 다국어 특화 모델인 Jina CLIP v2를 병행 적용해 작가나 작품명을 몰라도 자연어 검색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고요한 푸른 풍경' 같은 느낌을 입력하면 관련 작품을 찾아주며, 한국어를 포함해 89개 언어를 지원한다. 검색부터 탐색, 큐레이션, 관람, 주문 제작 방식의 굿즈 소장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 점이 특징이다.
도서 플랫폼 '일록'은 전국 1600여 곳의 공공도서관과 34곳의 대학도서관 대출 데이터를 매주 자동으로 수집해 실제 독서 흐름을 추적한다. 상업적 광고나 마케팅이 개입하기 어려운 공공 도서관 대출 지표만을 바탕으로 삼아 독자들의 진짜 취향을 보여준다. 연령대와 성별을 조합한 12개 세그먼트별 집계를 통해 동일한 시기 세대별 독서 경향의 차이를 보여주며, 2016년부터 축적된 11년 치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이번 주 유행하는 책과 지난 10년간의 장기 수요를 동일한 기준에서 비교할 수 있게 했다.
공연예술 플랫폼 '스케네'는 전국에서 열리는 무대 정보를 한눈에 보여주고 예매까지 연결해 주는 서비스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의 공개 데이터를 매일 수집해 전국 3600곳의 공연장 정보를 다룬다. 8000석 규모의 대형 뮤지컬과 105석 규모의 소극장 연극 포스터를 동일한 크기로 노출하는 등 티켓 파워나 자본의 크기로 정렬하지 않는 방식을 채택했다. 지역, 장르, 가격, 시각 등 세부 조건 외에도 '부모님과', '아이와' 같은 상황별 테마 검색을 지원하며, 휠체어석과 배리어프리 정보도 필터 기능으로 기본 제공한다.
세 서비스는 베타 출시 이후 이용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고도화를 진행할 예정이며 Web, iOS, Android 버전으로 제공된다. 콜리는 B2B 미술관 SaaS 및 글로벌 다국어 확장을 준비 중이며, 일록과 스케네 역시 기관 대상 리포트 및 예매 제휴 등 서비스 범위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