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소멸과 초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농촌 지역의 생필품 유통 인프라가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마을 내 슈퍼마켓이 문을 닫고 대중교통 이용마저 불편해지면서 장보기가 일상의 거대한 장벽이 된 탓이다. 이러한 문제를 현장에서 풀어내기 위해 농촌 수요 기반 이동상점 스타트업이 청도군에서 두 번째 실증에 나선다.
로컬누리마켓은 의성군에서 축적한 운영 데이터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경북 청도군에서 두 번째 이동상점 실증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송재필 대표가 이끄는 로컬누리마켓은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지역 유통망과 돌봄 서비스를 연결하는 찾아가는 생활 인프라 모델을 검증해 왔다.
회사는 지난 9월 30일 청도군을 비롯해 청도군의회, 서청도농협, 경북시민재단, 국립청도숲체원, JCI, 시그널케어 등 지역 내 유관 기관들과 다자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행정기관과 민간단체, 금융, 복지 분야 기관들이 손을 잡고 각자의 자원과 전문성을 모아 지역 현안을 공동으로 해결하자는 취지다.
이번 협력의 중심축인 ‘우리동네 다목적 이동상점’은 개조된 이동형 차량을 활용해 신선식품과 생필품을 들고 마을 구석구석을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다. 거동이 불편한 고령층과 교통약자가 거주지 가까운 곳에서 장을 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
로컬누리마켓은 이전 의성군 실증에서 마을별 구매 패턴, 주민 방문 동선, 공급망 연동, 현장 운영 효율성 등의 데이터를 차곡차곡 쌓아왔다. 이번 청도 프로젝트에서는 의성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청도의 고유한 지역 여건에 맞춰 재구성하고 시스템을 정밀하게 보완할 계획이다.
정기적인 마을 방문 체계를 잡는 동시에 지역 농협 등 현지 공급망과 직접 상품을 연결하는 방식을 테스트한다. 주민들의 이용 편의성을 확보하면서도 이동상점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이 실제로 장기 지속 가능한지 수치로 검증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장에서 확보되는 실시간 구매 데이터와 이동 패턴은 디지털 전환의 핵심 자원이 된다. 회사는 모바일 ERP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한편,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알고리즘이 마을별·계절별 최적의 상품 구성을 추천하는 시스템도 구체화하기로 했다. 재고 부담은 줄이고 주민이 실제로 찾는 품목을 적시에 공급하기 위해서다.
이동상점 차량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에 머물지 않는다. 정기적으로 마을을 찾으며 형성되는 주민과의 접점을 활용해 고독사 예방이나 안부 확인, 생활 불편 사항 접수 등 지역에 필요한 돌봄 서비스를 연계하는 방안도 협력기관들과 함께 단계적으로 논의 중이다.
인구 감소 지역이 전국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번 청도 실증은 단발성 사업을 넘어 전국 소멸위기 지역으로 확장 가능한 표준 유통·돌봄 솔루션으로 정립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로컬누리마켓 송재필 대표는 "의성군에 이어 청도군 실증을 통해 지역별 환경에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운영 모델을 다질 것"이라며 "상품 공급부터 현장 운영, 데이터 통합 관리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인구 소멸 지역 전역으로 찾아가는 인프라를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