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장이라는 공간이 변하고 있다. 관객이 객석에 가만히 앉아 무대를 올려다보는 정적인 형태에서 벗어나, 무대 위 요리를 직접 맛보고 향을 맡으며 극의 일부가 되는 관객 참여형 공연이 현장에서 영역을 넓히는 분위기다.
공연과 미식을 결합한 몰입형 콘텐츠를 만드는 '파인다이닝 씨어터'가 연극 '파인다이닝 - 아버지의 식탁'을 선보인다. 오는 10월 21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간 서울 종로구 복합문화공간 반쥴(BANJUL)에서 관객을 맞이한다.
파인다이닝 씨어터는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6 예술분야 초기창업 지원사업'에 선정된 스타트업이다. 보육사를 맡은 뉴키즈인베스트먼트의 액셀러레이팅을 거치며 공연 IP와 음식을 결합한 신개념 콘텐츠의 사업화와 시장성을 다져왔다. 이번 무대는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대표 IP인 '아버지의 식탁'을 지속 반복 가능한 양질의 미식 결합 콘텐츠로 고도화하고, 상업적 가능성을 검증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김미란 연출이 극작과 연출을 동시에 맡아 주최하는 이번 작품은 30년간 경양식 요리사로 외길을 걸어온 아버지의 삶을 다룬다. 그가 고단한 세월 속에서 지켜온 치열하고도 따뜻한 인생 궤적을 딸의 시선과 목소리로 담담히 풀어내는 형식이다.
특이한 점은 공연 현장에서 식사가 동시에 이뤄진다는 사실이다. 관객들은 극 중 아버지가 걸어온 삶의 여정을 쫓아가면서, 그 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1990년대 스타일의 경양식 돈까스를 현장에서 직접 맛보게 된다. 단순한 소품 수준이 아니라 극의 서사와 긴밀하게 연동된 음식을 매개로 관객의 오감을 자극하는 구조다.
장년층에게는 과거 외식의 상징이었던 경양식집에 대한 정겨운 추억과 부모님의 애틋함을 환기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색적인 경험에 반응하는 젊은 층에게는 식사와 연극이 한데 어우러진 색다른 문화 선택지를 제시한다.
현장 무대에는 김광호, 안경희, 이승현, 백은경, 이형동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해 서사의 깊이를 더한다. 여기에 김영학 조리사가 특별출연으로 합류해 실제 주방과 무대의 경계를 허무는 생동감을 부여할 예정이다.
최근 국내 공연 및 관광 시장에서는 미식과 미디어를 접목한 이머시브(몰입형) 관극 체험이 스타트업과 창작자들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시도되는 추세다.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공연 사업 모델로 정착할 수 있을지가 업계의 관심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