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주의 주도 벵갈루루가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외주와 IT 아웃소싱 기지라는 오랜 꼬리표를 떼어내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팅, 우주항공, 방위산업, 첨단제조 등 고난도 기술 기반의 글로벌 딥테크 중심지로 체질 전환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2026년 발표된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분석 자료에 따르면 벵갈루루의 전체 스타트업 생태계 가치는 2023년 하반기부터 2025년까지 기준 1530억달러로 집계됐다.
자본 유입 규모도 상당하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 동안 현지 스타트업으로 유입된 벤처캐피털(VC) 투자액은 총 390억달러에 달했다. 이 기간 이뤄진 투자금 회수(엑시트)는 304건으로, 금액 기준 460억달러 규모다. 기업가치 10억달러를 넘긴 유니콘 기업도 현재 30개사가 활발히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기초과학과 첨단 하드웨어 결합 분야로 옮겨붙자, 주정부도 정책의 판을 다시 짰다. 과거 일반 IT 서비스나 플랫폼 앱 개발 중심의 지원에서 벗어나 고난도 연구개발 중심 기업을 정조준했다.
카르나타카 주정부는 2025년 본격 가동한 '스타트업 정책 2.0(Startup Policy 2.0)'을 앞세워 총 6240만달러의 예산을 투입 중이다. 이를 발판으로 2030년까지 현지에 2만5000개의 신규 스타트업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역 산업 구조를 첨단 기술과 직접 연계하는 인프라 투자도 병행한다. 주정부는 1억1000만달러 규모의 '지역경제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Local Economy Accelerator Program)'을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따라 방위기술, 인더스트리 5.0, 농업 연관 산업, AI, 양자컴퓨팅 등 전략 산업별 전문 연구·실증 거점인 '센터 오브 엑설런스(Center of Excellence)'가 벵갈루루 곳곳에 들어선다. 대학 연구실과 제조 현장, 스타트업을 직접 묶어 기술 상용화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초기 자금난을 겪기 쉬운 딥테크 창업팀을 위한 직접 지원책도 가동 중이다. 주정부는 '엘리베이트 넥스트(ELEVATE Nxt)'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력을 입증한 유망 딥테크 스타트업에 최대 11만달러의 무상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단순 인건비 경쟁력에 의존하던 인도 테크 생태계가 기술 집약형 딥테크로 무게중심을 옮기면서, 글로벌 자본과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한 벵갈루루의 인프라 확장 속도는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