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득 수준에 따른 건강수명 격차가 8년을 넘어서며 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정부와 전문가들이 모여 대책 마련에 나섰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22일 오전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모두의 건강, 격차를 해소하다'를 주제로 제14차 미래 건강전략 포럼을 열었다. 이번 행사는 대한예방의학회 가을학술대회와 연계해 진행됐다.
현장에서 공유된 통계는 건강 격차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개발원의 2023년 건강수명 통계집에 따르면 지역 간 건강수명 격차는 2016년 2.86년에서 지난해 2.03년으로 축소되는 흐름이다. 반면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 간 건강수명 격차는 8.13년에 달했다. 10년 전인 2013년 7.14년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소득에 따른 건강 양극화가 오히려 악화한 셈이다.
이날 포럼에서는 질병 예방부터 진단, 치료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격차가 어떻게 벌어지는지 다각도의 분석이 나왔다.
주제 발표에 나선 정최경희 이화여대 의대 교수는 제6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HP2030)의 건강형평성 지표를 점검했다. 정최 교수는 단순한 보건의료 측면을 넘어 소득, 노동, 교육, 주거 등 사회적 결정요인을 함께 다루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검진 단계에서의 소득별 양극화도 숫자로 확인됐다. 박종헌 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관리실장에 따르면 의료급여 수급권자와 소득 상위 20% 간 검진 수검률 격차는 최근 10년간 최대 19.4%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검진 접근성 제고가 시급하다는 조언이다.
암 관리와 생애초기 케어 부문에서도 격차가 이어졌다. 한규태 국립암센터 부본부장은 암 예방 정보를 탐색하는 비율이 소득에 따라 최대 10.5%포인트 차이 난다고 짚었다. 수술 대기시간이나 호스피스 이용률 등 치료 과정에서도 지역별 불균형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강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는 현재 90개 보건소에서 시행 중인 생애초기 건강관리 사업의 효과를 공유했다. 전담 인력이 영유아 가정을 찾아가는 이 사업이 양육 환경 불평등을 18~20%가량 줄이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전국 단위 확대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정백근 경상국립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학계 및 언론 관계자들과 실질적인 정책 과제를 논의했다. 포럼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김한숙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치료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건강하게 살아가는 기간은 소득과 지역에 따라 여전히 갈리고 있다"며 "격차가 시작되는 초기 단계부터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여건이 어려울수록 두텁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헌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장 역시 "지역별로 격차가 발생하는 지점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출발점"이라며 "현장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